ㆍ개헌관련 ‘평화헌법 유지’는 ‘평화주의 계승’ 으로 바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속한 집권 자민당이 올해 주요 활동목표인 ‘운동방침’에 전쟁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부전(不戰)의 맹세’를 삭제하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교도통신은 자민당이 8일 발표한 올해 운동방침 최종안에서 “부전의 맹세와 평화 국가의 이념을 일관할 것을 결의하고”라는 대목을 빼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부분은 자민당이 7일 총무회의에서 반영하기로 한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계승한다”는 대목 앞에 붙어 있던 내용이다. 당시 회의 참석자 가운데는 야스쿠니신사 참배 이념과 부전의 맹세가 별개라는 이견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전몰자에 대한) 존숭의 뜻을 높인다”는 문구가 들어간다. 교도통신은 “ ‘존숭의 뜻’은 아베 총리가 참배 이유로 반복해 강조하던 단어로 ‘아베 색깔’이 강하게 드러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전의 맹세’는 일본의 과거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대한 반성과 사죄를 뜻한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지난해 8월15일 도쿄 부도칸에서 열린 ‘전국전몰자추모식’에서 낭독한 추도식 식사에 부전의 맹세 문구를 생략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1994년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총리 이후 일본의 역대 총리들은 매년 8·15 전몰자추모식 총리식사에서 부전의 맹세를 언급해왔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26일 2차 세계대전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을 때도 “부전의 맹세를 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에도 청융화(程永華) 주일 중국대사가 “부전의 맹세를 한 장소가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등 논란이 있었다.
자민당은 평화헌법에 대한 언급도 운동방침에서 빼기로 했다. 현실적인 개헌을 “평화헌법을 유지해온 종래의 취지를 훼손하는 일이 없도록”으로 명시한 부분이 “주권재민, 평화주의, 기본적 인권의 기본원리를 계승해”라고 바뀌게 된다. 자민당의 올해 운동방침 최종안은 오는 19일 열릴 당대회에서 정식으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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