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상원 가결 땐 정치활동 금지
ㆍ반탁신계 9일 반정부 시위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동생인 잉락마저 총리직에서 해임되자 태국 정국은 혼돈으로 치닫고 있다. 니와툼롱 분송파이산 임시총리는 “민심과 경제를 수습하겠다”며 오는 7월20일 총선을 예정대로 치르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반탁신계는 잉락 해임에도 만족할 수 없다며, 총선 자체를 거부하려 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7일 잉락 해임 결정을 내린 데 이어 8일에는 국가반부패위원회가 잉락 탄핵안을 상원에 제출하기로 결정했다. 쌀 수매정책으로 발생한 재정적자와 부패를 알고도 방치했다는 이유에서다. 잉락이 상원에서 탄핵되면 향후 5년간 정치활동이 금지될 수 있다. 반탁신 시위대를 이끄는 수텝 트악수반 전 부총리는 14일로 예정했던 반정부 시위를 9일로 앞당기겠다고 선언하는 등 잉락을 압박하고 있다.
정국의 향방은 총선이 예정대로 실시될지에 달렸다. 실시될 경우 다시 친탁신 정권이 들어설 것이 확실하다. 2006년 군부 쿠데타로 탁신을 몰아낸 기득권층은 헌재와 반부패위 등을 장악했으나 선거만 치르면 서민들의 지지를 받는 탁신계가 이겼다. 이 때문에 반탁신 기득권층은 선거 자체를 거부하려 한다. 지난 2월 시위대의 요구에 따라 잉락이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총선을 치렀지만 역시 친탁신계가 이겼다. 그러자 헌재는 전국 ‘동시 선거’가 아니었다는 이유로 무효 결정을 내렸다.
반탁신 시위대 대변인은 8일 “임시총리와 내각은 정통성이 없다”며 “9일 새 정부 구성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친탁신 임시총리마저 몰아내고 선거 없이 정권을 세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2006년 탁신을 몰아낸 기득권층이 군부를 내세워 정국을 장악하고, 총선에서 친탁신계가 이길 때마다 이를 뒤집는 시나리오가 반복되긴 힘들어 보인다. 기득권 세력의 보루인 군부는 잉락 퇴진을 요구해온 옐로셔츠 시위대와 거리를 두고 있다.
이 때문에 반탁신 진영은 선거 없이 정부를 세우는 방안을 선호하지만 이 또한 군부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 칼럼니스트 보라나이 바니자카는 방콕포스트 기고에서 “반정부 세력이 승리하려면 군부를 설득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군부 개입 없이 거리에서 친탁신-반탁신 시위대 간 유혈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 7일 밤~8일 새벽 수도 방콕에서는 헌재 재판관 자택 등 세 곳에서 잉락 지지자들의 소행으로 보이는 수류탄 폭발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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