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농촌경제연구원, TPP 기존 가입국들 ‘입장료’ 명목 개방 압박 전망
미국, 일본을 포함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12개 회원국들이 지난 4일(현지시간)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협정문에 공식 서명하면서 세계 최대의 자유무역 조약이 발효를 앞두게 됐다. 한국도 지난해 10월 TPP 가입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자유무역협정(FTA) 등 통상 개방에 민감한 농업계의 반발을 의식한 듯 당시 최경환 부총리는 쌀 개방을 확대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한국이 TPP에 가입하면 쌀을 비롯해 농업 분야의 추가 개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5일 ‘농업전망 2016’ 보고서에서 한국의 TPP 참여는 “농산물 시장의 전면 개방이라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정부가 국내 농업과 농가에 대한 고려 없이 일방적으로 TPP 참여를 결정한다면 사회적 갈등이 초래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TPP 가입 12개국 중 5개국이 쌀 등 농산물을 민감 품목으로 설정해 관세를 철폐하지 않아 공산품에 비해서는 개방 폭이 작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한국은 후발주자로 참여하기 때문에 민감 품목에 대해 보호받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연구원은 전망했다. 한국은 TPP 12개국 중 일본·멕시코를 뺀 10개국과 FTA를 체결하는 과정에서 통상 협상 전략이 이미 공개됐다. 이 상황에서 기존 가입국들이 ‘입장료’ 명목으로 쌀을 비롯한 품목의 추가 개방을 요구할 수 있다. TPP 신규 가입은 기존 가입국의 만장일치로 결정된다.
연구원은 쌀 개방 정도를 놓고 TPP 가입 시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일본의 경우 쌀 추가 개방은 막았지만 저관세할당물량(TRQ)으로 의무수입해야 하는 쌀의 양은 늘었다. 연구원은 “한국은 기존에 체결한 FTA에서 쌀을 양허(개방 약속) 대상에서 제외했으나 일본처럼 추가 개방을 요구받을 수 있다”며 “쌀을 양허 대상에서 제외하는 대신 다른 품목·분야의 개방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경우 쌀 개방 정도를 유지하는 대신 쇠고기 추가 수입을 요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연구원은 우리 정부가 TPP 협정문을 면밀히 분석해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 품목의 개방 정도는 협상에 따라 바꿀 수 있지만, TPP 협정문은 그대로 따라야 하므로 분석을 철저히 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연구원은 “가입국들이 자국 비준을 마친 뒤 TPP가 공식 발효될 2년 동안 대외협상 전략과 보완대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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