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설 연휴 고속도로, 11년 새 달라진 풍경은
최근 10여년간 설 연휴 차량의 이동거리는 짧아지고 수도권 내 이동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역귀성 차량 비율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도권에서 태어나고 자란 토박이가 늘고 노년층 1인 가구도 많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2일 한국도로공사 산하 도로교통연구원에 따르면 2005년 설 전날의 고속도로 차량별 평균 통행거리는 82.7㎞였다. 반면 11년 후인 올해 설 전날 고속도로 이용 차량의 평균 통행거리는 75.1㎞로 7.6㎞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고속도로 이용 차량의 연평균 이동거리가 1.1㎞밖에 줄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설 연휴 때 이동거리가 대폭 감소한 것이다.
설 전날 고속도로를 통해 수도권(서울·인천·경기) 내에서만 움직인 차량 비율도 2005년 49.4%에서 올해 57.2%로 7.8%포인트 증가했다.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에서 ‘동일 지역 내에서만 통행한 차량 비율’은 같은 기간 3.4%포인트(57.3%→60.7%) 늘어났지만, 수도권에서만 움직인 차량보다는 증가폭이 작았다.
역귀성 차량도 소폭 늘었다. 올해 설 전날 수도권을 오간 차량 중 다른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진입한 차량의 비율은 36.6%였다. 이는 11년 전인 2005년보다 2.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연구원은 수도권 이동 차량의 증가는 ‘수도권 토박이’의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지역별·연령별 인구 구성의 변화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자료를 보면 동일한 지역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의 비율은 1995년 59%에서 2010년 60%로 단 1%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수도권 토박이의 비율은 38%에서 46%로 8%포인트 올라 비교적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남궁성 도로교통연구원 교통연구실장은 “수도권 토박이들이 장거리 귀성길에 나서지 않게 됐고, 이에 따라 설 연휴 수도권 도심지 내 차량 정체도 심해졌다”고 말했다.
역귀성 증가는 노년층 1인 가구의 증가와 관련이 깊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1995년 12%였던 60세 이상 1인 가구 비율은 2010년 18%로 6%포인트 늘어났다. 지방에 거주하는 노년층이 그만큼 수도권으로 올라가는 경우가 늘고 역귀성 차량도 증가했다는 것이다.
한국교통연구원 조사 결과 ‘가족들의 역귀성 때문에 설 연휴 고향을 방문하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은 2005년 0.8%에서 2010년 13.9%, 2015년 14.9%로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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