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13일 오전 10시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중부의 한 시장에 등장했다. 인도네시아 대통령 당선인 조코 위도도(조코위)와 함께였다. 조코위는 시장과 주지사로 일하면서 민생 현장을 깜짝 방문하기로 유명했다. 이를 눈여겨봤던 저커버그가 이날 만난 조코위에게 시장 방문을 제안한 것이다.

시장을 방문하기 전, 두 사람은 오전 9시쯤 자카르타 시청에서 회담했다. 회담에서 조코위가 인도네시아 정부가 페이스북을 이용한 소상공업 활성화 방안을 제안했고, 저커버그는 이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고 안타라뉴스 등은 전했다. 저커버그는 “인도네시아와 협력하게 돼 흥분된다”며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했던 소상공업자들이 사업 정보를 알게 되고 소비자와 소통하게 될 것이다”라고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왼쪽)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자카르타의 한 시장에 들러 옷을 집어들어 보고 있다. 자카르타/AP연합뉴스



저커버그는 전날 저개발국 인터넷 보급을 위한 기업 간 협력체 ‘인터넷.org’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인도네시아를 방문했다. 인도네시아도 인터넷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하는 국가 중 하나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도네시아의 인터넷 사용자수는 늘고 있으며, 페이스북 이용자도 7000만명에 이른다. 그러나 아직 인도네시아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사람은 1억5000~2억명으로 추산된다. 많은 섬으로 이뤄진 데다 동-서부 시차가 2시간에 이르는 인도네시아는 인터넷망을 구축하기 위한 제약조건이 적지 않다.

인도네시아 대통령 당선인 조코 위도도(왼쪽)과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가 1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청에서 회담 후 손을 맞잡고 있다. 자카르타/AFP연합뉴스



저커버그의 만남은 인터넷 환경을 개선·활성화하려는 조코위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는 20일 취임을 앞두고 있는 조코위는 선거를 앞두고도 전자 상거래 활성화와 전자 정부 시스템 구축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전자 정부를 도입하면 각 지역 정부를 통제할 수 있고, 인도네시아의 오랜 문제인 정치인 비리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조코위는 당선 후 한국 외교 당국자·정치인들을 잇달아 만났을 때도 한국의 전자 정부 시스템에 관심을 표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