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로 예정된 이란 핵협상 마감 시한을 앞두고, 13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모인 협상 참여국들(이란과 P5+1·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 이사국들과 유럽)이 협상 시한 연장에 대한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협상 시한 연장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13일 비엔나에서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여전히 우리들에겐 서로 큰 차이가 있고, 추가적인 진행이 필요한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 케리는 “우리는 아직 (협상 시한 연장을) 결정할 때가 아니다”며 “우리는 (협상 시한을) 6개월 굳이 연장해야 할 필요가 없다”고도 했다. 영국의 윌리엄 헤이그 외교장관, 프랑스의 로랑 파비위스 외교장관도 비슷한 입장을 내놨다. 파비위스는 “연장할 수도, 타결 가능성이 없을 수도 있다”며 “아직 20일이 되지 않았으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13일 핵 협상을 위해 오스트리아 비엔나를 방문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비엔나|AFP연합뉴스



반면 이란과 중국·러시아는 협상 시한 연장을 낙관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AP통신은 외교 최고 책임자가 비엔나에 도착한 미국, 영국, 프랑스와는 달리, 이란·중국·러시아가 차관급 이하를 보낸 것은 이들이 “협상 연장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란에서 핵협상을 진두지휘 하고 있는 압바스 아락치 외교차관은 13일 비엔나에 도착한 뒤 “아직 우리는 (합의해야 할) 민감한 사안이 남아 있고, 아직까진 협정까진 다다르지 못했다”고 밝히며 협상 진행이 어려울 것이라 예상했다.

협상의 관건은 단연 이란의 우라늄 농축 수준이다. 미국 등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이 핵무기 제조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지난 8일 “이란은 핵 발전을 위해 우라늄 농축 수준을 늘리길 원한다”고 선언한 이후, 핵협상 타결은 여전히 어려우리란 예측이 나왔다. 시한 내 협상은 사실상 불가능해진 가운데, 우라늄 농축 수준에 대한 논의는 핵 협상 연장 여부를 가를 수도 있다.

오는 20일까지 협상이 끝나지 않으면, 협상 참여국들은 이후 협상 시한 연장 여부를 논의하게 된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