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소수민족·종교 ‘학살’ 위협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 북부를 공격하면서 야지디를 비롯한 민족적·종교적 소수집단들이 ‘제노사이드(인종 말살)’ 위협을 받고 있다. 이미 수백명이 살해당했고, 수십만명이 피란길에 나서거나 아사 위기에 처했다.
가장 큰 위험에 처한 것은 이라크 북부에 사는 쿠르드계 집단 야지디다. 무함마드 시아 알수다니 이라크 인권장관은 IS가 이미 야지디 500여명을 살해했으며 여성 300여명이 납치돼 노예가 됐다고 피란 나온 주민들의 말을 인용해 밝혔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IS가 야지디 마을 300가구에 “이슬람으로 개종하지 않으면 말살하겠다”고 협박했다고 보도했다. 유엔 등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이전까지 13만명의 야지디가 IS의 공격에 대피했다. 미군이 공습한 신자르 산악지역에 갇혀 있던 4만명 중에서도 2만명 이상이 시리아 접경지대로 떠났다. 하지만 남아 있는 2만여명은 IS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야지디는 조로아스터교의 영향을 받은 고유의 신앙을 4000년째 지켜온 소수파로, 쿠르드계 언어를 쓴다. 전 세계 야지디 70만명 중 50만명이 이라크 북부에 살고 있다. 이들은 오랜 세월 이라크 내에서 무슬림과 공존해왔으나, IS는 이들을 ‘악마 숭배자’로 규정한 뒤 개종을 강요하고 있다.
피란을 떠나지 못한 채 남아 있는 야지디는 고립된 채 생존의 위기를 맞고 있다. 식량과 물이 부족해 어린이 50여명이 탈수와 굶주림으로 목숨을 잃었다. 미군은 공습과 함께 야지디 마을에 물과 식량을 공중투하했다. 영국도 의료진 파견과 자금 지원 의사를 밝혔다. 또 다른 소수집단 샤바크 수십만명도 아르빌 등으로 대피했다고 이란 프레스TV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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