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알아바디 현 국회부의장
ㆍ외신 “쿠데타 가능성 우려”
ㆍ미 “통합 정부 구성 지원”
이라크의 푸아드 마숨 신임 대통령이 하이데르 알아바디 국회 부의장을 신임 총리로 임명했다. 3연임이 저지될 위기에 놓인 누리 알말리키 총리는 바그다드 곳곳에 병력과 탱크를 배치하기 시작했다. 외신들은 알말리키가 이에 불복해 쿠데타를 일으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마숨 대통령은 11일 TV 기자회견에서 “이제 이라크의 운명은 알아바디 부의장의 손에 달려 있다”면서 “앞으로 30일 동안 그가 새 정부를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아바디는 시아파 정당 연합인 ‘국민연대’소속이다. 국민연대에는 알말리키 총리의 법치연합과 최고이슬람이라크위원회 수장인 유력 성직자 암마르 알하킴이 이끄는 알무와틴 연합 등 주요 시아파 정치 세력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
국민연대는 그동안 알말리키가 이끄는 법치연합이 자신들과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알말리키를 총리 후보로 지명한 것은 위법이라며 반발해 왔다. 법치연합은 지난 4월 치러진 총선에서 328석 중 92석을 차지해 최대 의석을 차지했지만, 새 정부 구성에 필요한 조건인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는 못한 상태였다.
그동안 알말리키의 퇴진을 압박해온 미 정부는 즉시 “신임 총리 지명을 환영한다”며 “미국은 알아바디가 수니·시아·쿠르드를 아우르는 통합정부를 구성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쿠바 일대 수니파 마을주민들도 알말리키 퇴진 소식을 듣고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알아바디의 신임 총리 지명은 알말리키가 자신을 총리로 지명하지 않는 데 반발해 수도 바그다드 곳곳에 병력을 증강 배치한지 불과 몇 시간 후에 이뤄진 것이다. 앞서 알말리키는 10일 TV연설에서 마숨 대통령이 자신을 신임 총리로 지명하지 않은 데 대해 정식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라크 헌법에 따라 대통령이 취임 뒤 15일 이내에 최대 의석을 차지한 ‘법치연합’ 대표인 자신을 총리로 지명했어야 함에도 이를 거부한 것은 위헌이라는 것이다. 이날 이라크 최고법원 역시 “법치연합이 최대 정당이 맞다”며 알말리키를 총리로 지명해야 한다는 데 손을 들어줬다.
AP통신은 알말리키에 충성하는 시아파 무장대원과 특수부대가 수도 바그다드 요충지에 배치돼 주요 도로 두 곳을 부분 통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그다드 입구에는 검문소가 설치됐으며, 총리 집무실과 의회 등이 들어선 특별경계구역인 ‘그린존’에 탱크가 배치됐다. 한 경찰 소식통은 “전례 없는 특수부대 배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CNN의 군사분석가 리 프랜코너 예비역 중장은 “이라크의 총리가 권력 이양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보여주는 ‘불길한’ 신호”라고 해석했다. 만약 알말리키가 연임이 저지된 데 불복해 자신을 따르는 시아파 민병대를 결집시켜 쿠데타를 일으킬 경우, 이라크는 이슬람국가(IS)는 물론 시아파 민병대 끼리의 충돌이 격화돼 걷잡을 수 없는 수렁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유엔은 이날 “이라크 정부 보안군은 신임 총리의 권력이양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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