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군사훈련소서 총기 난사, 미 육군 소장 숨져

아프가니스탄 군사훈련소에서 아프간군 병사가 총기를 난사해 미 육군 소장과 독일·영국·아프간군 병사 등 최소 16명이 숨졌다. 미군 소장은 베트남 전쟁(1955~1975년) 이후 미군 전사자 중 최고 계급이다.

뉴욕타임스 등은 5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외곽에 있는 군사훈련소에서 아프간 군 병사가 총기를 난사해 미 육군 소장 해롤드 그린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그린은 아프간 군 당국자들과 함께 군사훈련소를 정례 방문했을 때 봉변을 당했다. 총기를 난사한 아프간군 병사는 현장에서 사살됐다. 그의 자세한 신원과 총기를 난사한 이유, 사고 당시의 자세한 상황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미군 당국은 총기 난사가 그린 소장을 겨냥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5일 벌어진 총기 난사로 숨진 해롤드 그린 미 육군 소장  |미 육군 제공·AP연합뉴스

향년 55세의 그린 소장은 현재 아프간에 파견 중인 미군 장교들 중에서도 고위급에 속했다. 그는 육군 병참장교로 30년간 근무했으며, 미국에서 아프간으로 들어오는 군수물자들을 관리·감독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다. 뉴욕타임스는 그린 소장이 스마트폰, 화상회의 등을 통합한 군사 문화 시스템을 구축한 재능있는 인물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린 소장은 아프간 전쟁 미군 전사자들뿐 아니라 베트남 전쟁 이후 미군 전사자들 중에서 최고 계급자다. 미 육군 대변인 후아니타 챙은 “진정한 영웅이었으며, 아프간인들에게 발전을 가져온 사람”이라며 그린 소장을 추모했다.

그린 소장의 죽음과 함께 아프간의 불안한 안보 상황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대선 선거부정 논란 속에 현 대통령 하미드 카르자이의 후임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그 와중에 탈레반은 총격·폭탄 공격 등을 벌여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 민간인 사망자는 계속 늘고 있다. 그러나 미군 병력 1만명을 제외한 해외 파병군들이 오는 12월까지 모두 아프간에서 철군할 예정이라, 아프간의 안보가 악화되리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번 사건으로) 오바마 행정부의 철군 계획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5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