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이시바는 지방창생담당상… 자민당 ‘4역’도 모두 교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3일 개각과 함께 자민당 주요 당직 인사를 단행했다. 2012년 12월 두 번째로 총리에 취임한 뒤 617일 만에 이뤄진 개각이다. 하지만 핵심 각료들은 대부분 유임돼, 개각 후에도 아베 정권의 향후 행보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자민당 정책조사회장(정조회장)을 지낸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를 총무상에, 마쓰시마 미도리(松島みどり) 경제산업성 부대신을 법무상에 임명하는 등 각료 18명 중 12명을 바꿨다. 이번 개각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여성 각료들의 등용이라고 마이니치신문 등이 보도했다.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전 총리의 딸인 오부치 유코(小淵優子) 전 소자화(저출산)담당상이 경제산업상에 임명되는 등 여성 각료가 기존 2명에서 5명으로 늘었다. 자민당 내에서도 강경 우파 정치인으로 꼽혀온 다카이치 사나에 전 정조회장과 야마타니 에리코(山谷えり子) 참의원 정책심의위원장도 입각했다.


하지만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 등 핵심 각료들은 자리를 지켰다. 영토 문제와 관련해 아베 내각의 입장을 교육에 적극 반영한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문부과학상도 유임됐다. 이 때문에 이번 개각은 변화보다 안정에 무게를 둔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핵심 각료들을 바꾸지 않았을 뿐 아니라, 다양한 파벌 배려도 했다는 평이다.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포스트 아베’ 자리를 노리던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자민당 간사장은 신설된 지방창생담당상에 임명됐다. 2012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접전을 벌였던 이시바를 내각에 불러들여 경쟁자의 ‘독자 행보’를 견제하려 한 것도 눈에 띈다.

이날 개각과 동시에 자민당 ‘4역’도 모두 교체됐다. 이시바 간사장의 후임은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 법무상이 맡았고,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중의원 예산위원장은 총무회장에 임명됐다. 두 사람은 각각 다니가키파와 니카이파를 이끌고 있었다. 이들에게 요직을 맡김으로써 자민당 내에서도 파벌 안배를 노린 것으로 평가된다. 내년 9월의 자민당 총재 선거를 1년 앞두고 당내 기반을 다시 한번 다지는 동시에 정권의 구심력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