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성폭행하려던 남성을 살해한 뒤 기소돼 부당하게 사형 판결을 받았던 이란 여성 레이하네 자바리가 결국 사형 집행으로 숨졌다. 국제사회는 이란의 사형집행을 비난했다.

이란 국영 IRNA통신은 25일 자바리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다고 보도했다. 2007년 7월 전직 이란 정보안보부 출신의 의사 모르테자 압돌라리 사르반디를 숨지게 한 혐의로 체포된 뒤 7년만의 일이다. 자바리는 재판에서 정당방위를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2009년에 사형 선고를 받았다.

성폭행하려는 남자를 저지하려다 숨지게 했다는 사연의 이란 여성 레이하네 자바리가 25일 살인죄로 사형됐다고 이란 국영 IRNA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자바리가 2007년 7월8일 수갑을 찬 채 테헤란의 한 경찰서에 구금돼 있는 모습. / AP연합뉴스



그러나 자바리가 결백했음에도 억울하게 사형을 받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수사 및 재판 과정이 공정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사건 당시 자바리는 가방 속에 칼을 꺼내 썼는데, 재판부는 이를 빌미로 자바리의 살인이 계획적이었다고 판결했다. 수감 중 대우도 비인격적이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자바리는 변호사를 선임하거나 가족들과 만나지 못한 채 독방에서 갇혀 지냈다. 결국 이란은 지난달 30일에 자바리의 사형을 집행하려다가, 온라인 캠페인 등 반대 여론 때문에 집행을 미뤘다. 결국 비난 여론이 사그라들자 이란은 형 집행을 강행했다.

자바리의 사형 소식 뒤 세계 각국은 이란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재판을 둘러싼 상황들과 재판의 공정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며 “레이하네 자바리는 성폭행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한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외교부 중동담당 토비아스 엘우드도 “유엔 이란 인권 특별보고관에 따르면 자바리가 고문 이후 진술을 강요받은 명백한 증거가 있다”며 “이같은 행동 때문에 이란은 국제 사회에서 신뢰를 잃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이란은 중국에 이어 전세계에서 두번째로 사형을 많이 집행한 나라다. 올해에도 이미 170명에 사형을 선고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