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지난달 외환보유액 감소폭 2006년 이후 최고
아르헨티나의 경제 상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정작 아르헨티나 정부는 문제를 해결할 뾰족한 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남미 언론 메르코프레스는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 하락과 외환보유액 감소분이 최근 몇 년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페소·달러 환율은 달러당 8.01페소로, 지난해 12월(6.92페소)보다 통화가치가 18.63% 떨어져 2002년 이후 최고 감소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통화가치 하락폭은 60.95%에 이른다. 1월에만 25억달러(약 2조6800억원) 가까이 빠져나간 아르헨티나의 외환보유액 월간 감소폭도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도 부족한 달러를 확보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현지 일간 라나시온은 악셀 키칠료프 경제장관이 해외 은행에 100억달러 지원을 요청했다고 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키칠료프 장관이 아르헨티나발 금융위기설이 나온 지난주에 아르헨티나 은행협회 소속 은행들과 비밀 회의를 하고, 그 자리에서 달러화 지원을 요청했다는 한 참석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10억달러를 수출대출로 융통하는 방안도 이 회의에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키칠료프 장관 측은 해당 보도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라나시온은 “정부도 달러화가 긴급히 필요하다는 점을 자각한 것”이라고 전했다.
아르헨티나에 달러가 들어올 길은 현재 거의 보이지 않는다. 메르코프레스는 아르헨티나의 여름 농작물들이 본격 수출길에 오를 3월쯤에야 대규모 달러 유입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농산물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30%에 이르는 물가상승률 때문에 농민들 입장에선 농작물을 생산 직후보다는 가격 상승을 기다려 나중에 파는 것이 이득이다. 농민들은 “정부가 (농민들의) 신뢰를 얻으려면, 외환보유액을 낭비하지 말고 물가 상승 억제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메르코프레스에 말했다.
그러나 경제위기를 책임져야 할 아르헨티나 정부는 여전히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쿠바 아바나에서 폐막한 중남미카리브국가공동체정상회의에 참석한 뒤에도 경제위기 해결책에 대한 답변을 계속 피하고 있다. 외환유출을 막기 위해 인터넷 쇼핑 제한 등 강경책을 폈다가 국민들의 반발에 부딪히자 달러화 구매 제한을 완화하는 등 정부 정책도 일관적이지 않다. 미국 학술단체인 국제개발학회의 마르셀로 가르시아는 “지금은 (대통령이) 강력히 나설 때인데, 대통령은 후퇴를 하려는 것 같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그곳은 그랬다 > 라틴아메리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엘살바도르-코스타리카 대선 모두 결선 투표로 (0) | 2014.02.04 |
---|---|
브라질 물가 폭등 조롱하는 가상화폐 ‘수르헤알’ 등장 (0) | 2014.02.03 |
[주간경향] 아이티 이웃 도미니카 인심 야박하네! (0) | 2014.01.28 |
“해외쇼핑 차단했다 달러 구매 장려… 오락가락 정책이 아르헨 혼란 키워” (0) | 2014.01.28 |
브라질, 아르헨 소방수로 나설까 (0) | 2014.0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