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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의 얼굴이 있는 가상화폐 수르헤알 이미지. | 최초 제작 Patricia Kalil 페이스북 캡처 |
ㆍ젊은이들 음식점 가격정보 공유·아이스박스 활용 유행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주 보타포구에 사는 구이가 토마스는 최근 브라질의 가파른 물가 상승을 실감했다. 토마스는 “지난해 12월에 7.5헤알(약 3370원)이던 맥주 한 병 가격이 한 달 만에 10헤알(약 4500원)로 올랐다”며 “도시에선 친구들과 마음 놓고 마실 수 없다는 걸 느꼈다”고 현지 일간 오글로보에 말했다.
오는 6월 월드컵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둔 브라질에선 물가가 치솟고 있다. 루이스 호베르투 쿠냐 리우가톨릭대 경제학 교수는 “관광산업이 발달하며 수익을 늘리려는 기업들 때문에 물가가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누리꾼들이 물가 상승에 맞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달 18일 개설된 ‘리우 수르헤알($urreal)-돈 내지 말자’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는 3일 현재 17만명 가까운 누리꾼들이 이 페이지에 ‘좋아요’를 눌렀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수르헤알은 브라질 통화단위인 헤알(real)에 접두어 sur를 붙인 가상의 화폐단위이다. 초현실적(surreal)이라는 영어단어와 철자가 같다. 브라질의 물가 상승이 초현실적이라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수르헤알은 실제로 통용되고 있지는 않지만 한 누리꾼이 헤알 화폐를 본떠 만든 수르헤알 화폐 이미지가 유명해졌다. 이 화폐에는 브라질의 역사 위인들 대신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초현실적’인 물가에 맞선 누리꾼들은 음식점에서 먹은 음식과 영수증, 가격표를 촬영해 페이지에 올린다. 지나치게 비싼 음식점을 가려내기 위해서다. 돈을 아끼는 자신만의 비법이 올라오기도 한다.
‘이소르포르지뉴(isorporzinho·아이스박스) 운동’처럼 현실에서 벌어지는 움직임도 있다. 비싼 음식점이나 주점 대신 해변에 아이스박스를 가져다가 친구들과 음악을 틀고 축제를 벌이는 식으로 진행된다. 리우데자네이루와 보타포구에서 시작된 이러한 움직임들은 상파울루, 브라질리아 등 다른 대도시와 아마존 지역 벨렝까지 퍼지고 있다고 오글로보 등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