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을 둘러싸고 개신교-가톨릭 세력이 분쟁을 벌였던 북아일랜드의 대표적인 개신교 측 지도자이자, 북아일랜드 통합 자치정부의 첫번째 총리였던 이언 페이즐리가 88세를 일기로 12일(현지시간) 숨을 거뒀다. 페이즐리의 아내 에일린 페이즐리는 이날 아침 “사랑스런 남편이 영면에 들어갔다”는 성명을 발표해 그의 별세를 알렸다.
1926년 태어난 페이즐리는 북아일랜드의 독립에 반대했던 개신교계 민주통합당의 설립자였다. 친영국 성향의 페이즐리는 북아일랜드 독립을 주장했던 아일랜드공화국군(IRA), 신페인당 등 가톨릭 세력에 대한 강경한 태도로 일관했다. 그 때문에 ‘닥터 노(No)’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상대방에 대한 그의 태도와, 상대를 테러집단으로 규정한 갈등 속에 북아일랜드에서 30년 넘게 폭력 사태가 계속돼 3000명이 넘게 숨졌다. 영국과 아일랜드가 북아일랜드 폭력 사태를 근절하기 위해 협정을 체결할 때마다 페이즐리는 앞장서서 반대했다. 1998년 북아일랜드 평화협정이 체결됐을 때, 페이즐리가 향후 정국 구성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페이즐리는 결국 2007년 신페인당과의 북아일랜드 공동자치정부 출범에 동의했다. 평생 고수했던 태도를 페이즐리가 바꾼 것이다. 이로써 북아일랜드에 평화가 찾아왔다고 dpa통신 등은 평가했다. 그의 별명은 이후 “닥터 예스”로 바뀌었다. 페이즐리는 2007년 자치정부가 출범했을 때 총리를 맡았다.
페이즐리를 첫 총리로 맞았던 신페인당의 마틴 맥기네스 수석장관은 “통합을 이끌어냈던 그의 정치적 인생 후반부에 경의를 표한다”며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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