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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농구 출신 농구스타 데니스 로드먼이 8일 평양의 한 경기장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생일축하 노래를 부른 뒤 손을 흔들고 있다. 평양|AP연합뉴스 |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농구스타 데니스 로드먼이 ‘친구’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만나 ‘생일’을 축하했다.
미국의 북한전문 뉴스사이트인 NK뉴스 등은 김정은의 생일로 알려진 8일 평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미프로농구 출신 선수들과 북한 농구 국가대표팀간의 친선경기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로드먼이 함께 체육관 연단에 앉아 경기를 지켜봤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도 경기를 함께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로드먼은 경기가 시작되기 전 김정은 위원장에게 “이 경기를 최고의 친구에게 바친다”는 말과 함께 생일 축하 노래 ‘해피 버스데이’를 불렀다고 NK뉴스가 전했다.
평양에서 로드먼의 관광 가이드였던 사이먼 코커렐은 “데니스는 경기에 참여해준 미국 선수들을 ‘매우 용감하다’고 묘사하며 그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즉흥 연설을 했다”고 NK뉴스에 전했다. 코커렐은 로드먼이 나서서 생일 축하 노래를 선창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당시 상황에 망연해 보였다고 전했다. 미국 선수팀의 대변인을 맡은 뉴욕 닉스 출신 찰스 스미스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로드먼이 혼자서 노래를 불렀다고 말했다.
경기는 전·후반 서로 다른 형식으로 진행됐다. 전반인 1,2쿼터에는 북한 대표팀과 로드먼이 이끄는 미프로농구 전 선수팀이 맞대결했고, 후반 3,4쿼터에는 양 팀의 선수들이 서로 섞여 팀을 이룬 뒤 대결을 펼쳐졌다. 1,2쿼터에서 펼쳐진 경기에선 북한 대표팀이 47대 39로 미국 선수팀을 이겼다. 1만4000명을 수용하는 경기장에는 주로 평양의 외교단과 부부동반 고위급 관리들, 그리고 미국 관광객들이 모였다고 알려졌다. 로드먼은 1쿼터 경기가 끝난 뒤 유니폼을 갈아입고 김정은 위원장 옆에 앉아 경기를 관전하며 얘기를 나누고 담배를 피웠다.
자신의 방북을 “농구 외교”라고 강조했던 로드먼은 지난 7일 CNN 시사프로그램 <뉴데이>에 출연해 케네스 배의 북한 억류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파문을 일으켰다. “세계를 위한 위대한 생각”이라고 자신의 북한 방문을 평한 로드먼은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부정적으로 묘사한 앵커의 질문에 비속어를 섞어 쏘아붙이기도 했다. 이에 케네스 배의 누이인 테리 정은 CNN <앤더슨 쿠퍼의 360>에 출연해 “오빠에게 도움을 주지는 못하고 터무니 없는 모욕을 퍼부었다”말하기도 했다.
한편 로드먼과 동행한 미프로농구 출신 선수들은 북한 주민과의 인간적 유대를 만들기 위한 기회로 경기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선수들은 미국내의 부정적인 여론을 걱정하고 있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