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농식품부 관피아, 정부에 입김 넣으려 이익단체 줄줄이 재취업

농림축산식품부와 산하기관의 과장급 이상 공무원들이 퇴직 후 최근 2년간 농업 관련 이익단체의 전무이사급으로 줄줄이 재취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익단체에 낙하산으로 간 ‘관피아’들이 정부 정책 결정 과정에 압력을 넣는 폐해가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황주홍 의원이 9일 농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13년부터 2015년 8월말까지 농식품부 및 산하기관을 퇴직한 공무원 9명이 이익단체에 재취업했다. 농식품부 산하기관 지역 본부장을 역임하다 2013년 7월 퇴직한 김모씨는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 부회장으로 지난해 3월 자리를 옮겼다. 지난 6월 농식품부에서 퇴직한 4급 공무원 김모씨는 지난달 한국사료협회 전무이사가 됐다.

자료 : 새정치민주연합 황주홍 의원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이들은 퇴직자공무원이 3년 동안 업무 유관 기관에 취업할 수 없도록 한 공직자윤리법 17조를 위반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이 업계를 대변해 정부에 압력을 넣거나 결탁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실무자들은 보통 과장급이었던 해당 퇴직 공무원보다 직급이 낮아 협회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렵게 된다. 정부 정책이 대기업 편의대로 흘러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퇴직 공무원들이 속한 이익단체들 중 한국사료협회, 대한제당협회, 한국식품산업협회 등은 대기업들을 회원사로 거느리고 있다.

황주홍 의원은 “이익집단에 재취업한 공무원들이 과거 직급 등을 이용해 실제로 정부에 압력을 넣고 있다”며 “공무원들과의 직급 관계까지 고려해 유관기관 취업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