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서울 중심부 인구가 외곽으로, 서울 외곽 인구는 경기도 밖으로 꾸준히 빠져나가는 현상이 고착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집을 구하기 어렵고 전·월셋값도 뛰는 ‘전·월세난’과 집값 상승이 이런 현상을 계속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24일 통계청의 국내인구이동통계 추이를 분석해 보면 2011~2015년 다른 시·도로의 순유출 인구가 가장 많은 곳은 강동구였다. 강동구는 5년간 연평균 순유출인구가 9281.2명이었다. 그 뒤를 노원구(9268.8명), 송파구(9174.8명), 강서구(8062.8명), 은평구(7603.8명)가 이었다. 순유출 인구는 타지역으로 이사간 전출 인구에서 타지역에서 이사온 전입 인구를 뺀 값이다.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바라본 강남(아래)과 강북의 아파트 전경 | 정지윤 기자



이들 지역은 대부분 서울의 외곽에 위치해 있으며 경기도 지역과 맞닿아 있다. 순유출 인구는 대부분 가까운 인근 경기도로 거처를 옮긴 것으로 보인다. 서울 외곽 지역의 인구는 대부분 서울시내 다른 구에서 채워졌다. 2011~2015년 서울지역 다른 구에서 들어온 순유입 인구(전입 인구-전출 인구)는 강서구가 연평균 7617.6명으로 가장 많았다. 은평구(7498.4명)가 그 뒤를 이었으며 서초구(2381.4명), 중랑구(2100명), 구로구(2069.4명)가 많았다. 강서구 마곡지구를 비롯해 개발 사업이 큰 요인이기도 했지만 교육 수요가 많은 강남·서초구를 제외하면 비교적 집값이 싼 외곽으로 인구가 빠져나갔다.

반면 서울 시내 인구 유출은 관악구(5137.6명), 영등포구(4113.8명), 성북구(3575.2명), 종로구(3174.4명), 성동구(1746.2명)에서 많았다. 관악구를 빼면 대부분 서울 중심부에 가까운 지역들이며, 이들 지역은 최근 5년간 서울 밖으로의 순유출 인구가 적은 대표적인 지역들이었다. 서울 중심부의 인구는 서울 외곽으로, 외곽 인구는 서울 밖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고착화된 것이다.

이런 경향은 최근 주거난 때문에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전·월세난이 심각했던 지난해 서울 전체 순유출 인구는 역대 최대치인 13만7256명이었다. 다른 시·도로의 순유출 인구가 1만명이 넘는 자치구는 강동구(1만7354명), 송파구(1만1756명), 노원구(1만1064명), 은평구(1만401명) 등 4곳이었다. 순유출 인구가 10만명 이상인 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1년에는 서울 전체 순유출 인구는 11만3058명이었으며, 2012년에도 10만3647명에 이르렀다. 그러나 연간 1만명 이상의 순유출을 기록한 자치구가 4곳인 해는 없었다. 올해도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 재건축 이주 수요 증가, 주택담보대출 자격 요건 강화에 따른 주택 구매 감소 등으로 전·월세 수요가 많다. 이에 따라 전·월세 가격이 계속 오르면 서울 인구는 비용 부담이 가능한 집을 찾아 중심부에서 외곽, 밖으로 이동할 공산이 크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