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천장서 등 떨어지고 물 역류”
ㆍ전국 100여곳 매장 불만 성토
ㆍ본사 매출 절반 가까이 차지

2011년 10월 김모씨(43)는 발관리 전문 프랜차이즈인 더풋샵 서울 대학로점 매장을 열었다. 그런데 불과 개장 이틀 만에 매장 내부에서 여러 문제가 발견됐다. 할로겐등이 천장에서 떨어져나와 전선까지 노출되는가 하면 족욕기 사용물이 역류해 매장 안에 넘치기도 했다. 김씨는 “할로겐등이 떨어져 손님이 머리를 살짝 빗맞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3년이 넘도록 자신의 부주의로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믿어왔다. 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에 들어가 보니 전국 100여개 가맹점주 대부분이 부실 시공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씨는 “지난해 문을 연 한 서울시내 가맹점주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고 털어놨다”고 말했다.

더풋샵 본사가 가맹점주들에게 공사비를 받은 뒤 이 중 절반 정도만 실제 공사비로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본사가 매출 중 많은 부분을 인테리어 공사비 명목으로 받아내는 관행도 되풀이됐다.





25일 더풋샵 본사의 손익계산서를 살펴본 결과 2012년 본사의 매출액은 30억8351만8582원, 가맹점에서 받은 공사수입은 19억1023만4690원이었다. 반면 실제 인테리어 도급공사의 매출원가는 10억6121만8509원에 불과했다. 

본사가 2012년 올린 매출 중 61.9%가 공사수입인 데 비해 실제 공사집행비는 받은 돈의 55.6%에 그쳤다. 약 8억4900만원을 공사 계약 수입과 지출 차액으로 챙긴 것이다. 2013년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공사수입은 16억7380만원으로 매출(34억8736만299원)의 48.0%였지만, 실제 공사로는 42.0%(7억300만2993원)만 집행됐다.

공사 계약도 불공정했다. 더풋샵 본사는 가맹점주들과 직접 공사 계약을 맺은 뒤 본사가 지정한 업체가 인테리어 공사를 하도록 했다.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 시행령 12조에 따르면 가맹본부(본사)가 가맹점주에게 충분한 정보 공개 없이 특정한 상대방과 거래하도록 하는 것은 불법이다. 

김씨는 “가맹 계약을 할 때 공사 계약을 함께 맺도록 해 계약 당시 위법성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계약 당사자인 더풋샵 본사가 국토교통부에 실내건축공사업 등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는 건설산업기본법 위반이기도 하다. 

프랜차이즈 업체 본사가 매출 대부분을 고객이 아닌 가맹점주들로부터 벌어들이는 관행이 다시 확인된 셈이다. 앞서 지난해 8월 커피 프랜차이즈 카페베네는 본사 및 지정 업체와만 인테리어 공사 계약을 맺게 한 혐의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19억4200만원을 부과받았다. 공정위는 지난 2월 가맹사업주들에 대한 본사의 불공정 행위가 개선되고 있다는 실태 점검 결과를 내놨다. 

그러나 ‘길 가맹거래사무소’의 정종열 가맹거래사는 “적발된 업체 외에도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인테리어 공사 계약을 이용한 불공정 거래 관행은 만연해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더풋샵 본사의 해명을 듣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