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재배 가능지 급감… 감귤은 북상
가까운 미래에 사과가 금값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부 내륙 및 전북, 경북 지역에서 재배되는 사과를 21세기 말에는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할 수 있게 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농촌진흥청은 2010~2090년 사이의 기후변화에 따른 국내 6대 과수 작물(사과, 배, 복숭아, 포도, 단감, 감귤)의 재배 지역 변화를 10년 단위로 예측한 결과를 26일 내놨다.
현재 재배 중인 품종과 재배 시스템이 그대로 유지되며, 향후 현재와 같은 추세로 온실가스가 배출된다고 가정했다. 국내 평균기온은 지난 100년 동안 1.5도 상승했다.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현재 추세대로라면 2100년에 국내 평균기온이 지금보다 5.7도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예측 결과 사과의 재배 지역이 가장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1~2010년 6725㏊였던 국내 사과 재배 가능지역 면적은 2090년대에는 89㏊까지 줄어든다. 현재 사과 재배 가능지역은 전북, 경북, 중부 내륙 등 여름~겨울 기온차가 큰 지역에 걸쳐 있다.
그러나 평균기온이 상승하면서 사과 재배 가능지역은 2060년에는 강원도 일대와 소백산맥 일부 지역으로 축소됐다. 2090년에는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만 사과를 재배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온에서 자라는 작물의 재배 지역은 늘었다.
현재 제주도 해안 지역 122㏊에서만 재배 가능한 감귤을 2060년부터는 강원도에서 재배할 수 있게 된다. 2090년대에는 강원도 동해안 일부 지역이 양질의 감귤을 수확할 수 있는 ‘재배적지’가 되며, 재배 가능지역 면적은 585㏊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예측됐다.
현재 남해안 885㏊에 걸쳐 있는 단감 재배 지역도, 2090년대부터는 동해안, 서해안 지역까지 확장돼 총면적이 4126㏊로 늘어난다.
배, 복숭아, 포도 재배 지역은 2040~2050년대까지 늘어나다가 이후 감소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포도의 경우 현재 4583㏊인 재배적지가 2090년에 119㏊로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지 않는 한 양질의 국내산 포도를 보기 힘들게 된다는 뜻이다.
농진청은 “기후변화에 따라 작물의 생산성과 품질이 저하될 수 있다”며 “고온에 맞는 품종을 육성하고 고온에 대응하는 재배 기술을 개발하는 등 기후변화 대응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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