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직원 80명만 정규직 전환…보안·경비 인력은 아웃소싱 여전
지난 1월 중국, 베트남인의 인천국제공항 밀입국과 폭발물 발견 소동이 벌어지자 정부가 ‘공항보안 강화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대부분 하청 협력업체 소속인 보안·경비인력의 정규직화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는 규모가 작은 경비업체도 협력업체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입찰계약 조건을 완화했다. 국가 중요 시설인 공항의 보안 담당 인력에 대한 처우 개선 없이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무조정실,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는 10일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발표한 공항보안 강화대책에서 현재 하청계약을 맺은 보안·경비업체에서 하는 대테러상황실 운영 및 모니터링, 폭발물 처리 등 ‘공항보안 핵심 업무’ 직원을 공사의 정규직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정규직화되는 인원은 80명에 불과하다. 인천공항 내 2200명을 포함한 공항 내 보안·경비인력은 지금처럼 아웃소싱을 통해 운영된다. 이들은 순찰이나 수화물 검색을 담당한다.
협력업체 계약 시 입찰기준도 완화하기로 했다. 현재는 수주 규모 30억원인 보안·경비업체만 협력업체 계약 입찰에 응할 수 있는데, 입찰 가능 수주 규모를 줄일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진입장벽을 낮춰 더 많은 협력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하면 경쟁을 통해 보안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입찰이 가능한 업체들이 제한되다 보니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입찰 업체가 늘어난다고 해서 보안이 강화될지는 미지수다. 영세한 업체가 비용감축을 위해 경비인력을 줄이거나 임금을 낮추는 등 노동조건이 악화될 개연성이 있다. 영세 경비업체들 간에는 큰 차이가 없어 ‘경쟁’이 없으리란 지적도 있다. 신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부 정책기획국장은 “공항 보안·경비업체가 교체돼도 대개 중간 관리자까지 승계하므로 업체 간 차별성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항 보안·경비 인력은 80% 가까이 승계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대부분의 보안·경비 인력이 단순인력인 만큼 폐쇄회로(CC)TV를 고화질로 교체하는 등 보안시설 투자를 강화하면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지난 1월 인천공항 화장실 폭발물 의심물체 발견 소동 같은 경우 초동대처가 중요한 만큼 경비인력을 단순인력으로 간주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이 때문에 보안·경비인력은 공항공사가 단계적으로라도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는 지난해 3월 보안·경비인력의 직접고용 대책을 수립했으나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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