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차크라바티 델리대 교수 “반파키스탄 정서는 변수”
“인도는 아직까지 대중국 전략을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인도는 중국과의 충돌보다는 경제 협력에 우위를 둘 것이다.”
인도의 중국 전문가 스리마티 차크라바티 델리대 교수(동아시아학·사진)는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에서 가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차크라바티 교수는 이날 성균중국연구소 주최로 열린 학술회의 ‘중국의 새로운 아시아 구상과 전략’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기조연설에서 “중국의 대아시아 전략에 대해 인도는 때로는 불확실한, 때로는 실용주의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와 중국이 갈등을 벌일 여지는 있지만, 군사적 충돌이 급격히 일어나지 않는 이상 인도가 중국을 적대시하지는 않으리란 의미다.
중국은 지난 9월 국경분쟁 지역인 인도 아루나찰프라데시 부근에 병력을 배치하면서 긴장을 야기했고, 이달 초엔 중국군 잠수함이 스리랑카에 정박하자 인도가 “국제법 위반”이라며 반발했다. 그러나 차크라바티 교수는 현재 양국의 긴장 관계가 우려할 만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양국은 1970년대 전쟁을 치르며, 전쟁이 자국에 도움이 안된다는 것을 배웠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9월 양국 정상회담 때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고향을 찾고 인도 투자를 약속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은 인도에 이 같은 대규모 투자를 한 적이 없다”고 부연했다.
차크라바티 교수는 “중국은 인도를 라이벌로 여기지는 않지만, 인도가 미국·일본 등과 협력하는 것은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인도는 일본, 미국과도 갈등 요소들을 안고 있어 반중국 연합전선이 쉽게 구축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당장 인도 정부의 정책은 투자 유치 등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고 예측했다. 모디는 지난 12일 미얀마 아세안(ASEAN) 정상회의에서 자국의 해외투자 유치정책인 ‘메이크 인 인디아’를 홍보했다. 이어 호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영국, 독일, 스페인 등 유럽 주요국 정상들을 만나 양국 간 교류와 각국 기업의 인도 투자 등을 논의했다. 모디는 지난 9월 시진핑 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서 5년간의 대규모 투자를 약속받는 등 취임 후 ‘세일즈 외교’를 이어가고 있다.
차크라바티 교수는 인도 내 ‘반파키스탄 정서’가 중·인 관계에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인도 국민들은 파키스탄과 친밀한 중국에도 적대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인도가 아시아 국가들과 관계 증진을 하려는 것은, 팽창정책이라기보다는 남아시아 국가들과 친밀한 중국과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여론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권이 ‘정당 연합체’라 이해관계가 얽혀 있던 전임 정부와 달리, 힌두근본주의 성향의 BJP가 단독 여당인 현 정부가 상대적으로 중국에 강경한 태도를 취할 여지는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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