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독일·브라질 공동제출… 내달 유엔총회서 최종 승인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전 세계적 정보수집 파문 후 처음으로 국제적인 도청과 정보수집에 반대하는 유엔 결의안이 첫 관문을 통과했다.
제68차 유엔총회 인권위원회는 독일과 브라질이 공동으로 제출한 ‘디지털 시대의 사생활 보호권’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26일 통과시켰다. 이 결의안에는 ‘대규모의 도청으로 일어나는 인권 침해 등 부정적 효과’에 대한 깊은 유감과 ‘도청과 감시, 정보수집 행위에 관한 각국의 법과 규제 등이 재검토돼야 한다’는 내용이 실렸다.
브라질 현지 일간 오 템포 등은 이번 결의안이 ‘모든 인간은 자신의 사생활을 방해하는 법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는 유엔 세계인권선언 12항에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안토니오 파트리오타 브라질 주유엔대사(59)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결의안은 인권보호가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이뤄져야 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알렸다”고 말했다.
이번 결의안은 미국, 영국 등 5개국 정보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5Eyes)’의 전 세계적 도청 및 감시 의혹이 불거진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국제적 대응이다. 지난 6월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 이후 파이브 아이즈는 개인의 전화통화부터 각국 정부 수반의 대화까지 도청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주된 도청 대상으로 알려진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러한 도청 의혹에 강경히 맞섰고, 양국 정부는 지난 7일 이 결의안을 공동으로 제출했다.
이번 결의안은 북한, 프랑스, 러시아 등 55개국의 지원을 받았다. ‘파이브 아이즈’ 5개국도 일단 이 결의안을 반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자베스 쿠젠스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결의안 통과 후 로이터통신에 “모든 사람들은 엄연히 억압받지 않고 자유롭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결의안의 최종 승인 여부는 다음달 유엔총회에서 진행될 193개 회원국의 투표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그러나 최종 승인은 어렵지 않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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