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농식품부 대회’ 롯데호텔팀 우승

도마 위 식재료를 다듬는 경쾌한 소리와 고소한 기름 냄새가 실내에 가득 찼다. 흰색 유니폼 차림의 참가자들이 조리 도구를 다루는 모습도 여느 요리대회와 다르지 않다. 조리대에는 쇠고기나 생선 대신 번데기, 귀뚜라미 등 곤충들이 놓여 있는 점이 달랐을 뿐이다. 

14일 경기 과천시 서울경마공원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주최로 열린 ‘2015 곤충요리 경연대회’ 본선에는 일반부 7명, 학생부 7명이 진출했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이 대회의 예선에는 120명이 참가해 40명이 출전한 지난해에 비해 규모가 3배로 커졌다. 농식품부는 지난해부터 식용 곤충을 늘려오고 있다. 지난해 꽃벵이(흰점박이꽃무지), 고소애(갈색거저리)에 이어 올해는 장수풍뎅이, 귀뚜라미가 식용 인정을 앞두고 있다.



경기 과천 렛츠런파크에서 14일 열린 ‘2015 곤충요리 경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곤충을 식재료로 요리를 만들고 있다. |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대회에서는 귀뚜라미를 토핑으로 얹은 또띠아 피자, 모둠곤충김밥과 샌드위치, 고소애를 갈아 넣은 화분 다식 등이 눈에 띄었다. 참가자들은 건조 상태의 곤충을 으깨거나 가루를 내 식재료로 사용했다. 처음에는 음식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지만 시식해보니 특유의 고소한 맛이 느껴졌다. 

이날 ‘고소애로 맛을 낸 자장면·소시지’ 등으로 일반부 최우수상을 수상한 서울 롯데호텔 조리부의 박종민씨는 “조리할 때는 고소한 맛과 함께 나오는 씁쓸한 맛을 잡아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학생부 참가자로 장려상을 수상한 이호야양(17·한국외식과학고 1학년)은 “앞으로 거부감이 들지 않는 곤충요리를 만들고 싶다”며 웃었다.

<과천 |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