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제공

 

프로야구 KT의 창단 후 최다연승 행진이 예상치 못한 상황의 영향으로 중단됐다. 9회말 경기종료를 알린 판정이 비디오 판독으로 뒤집힌 직후 경기의 흐름이 바뀌었는데, KT가 예상치 못하게 꺾인 상승세를 어떻게 되살리느냐가 새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 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KT-한화전. 9회말 8-7로 KT가 앞선 1사 만루 상황에서 한화 김태균이 유격수 쪽 깊은 땅볼을 쳤다. KT가 유격수-2루수-1루수로 송구를 이어갔고, 1루로 뛰어든 타자주자 김태균에게 1루심이 아웃 판정을 내리면서 KT의 10연승으로 경기가 끝나는 듯 했다.

KT 선수들이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는 사이 심판진의 비디오 판독이 이어졌다. 한화 측에서 1루에서의 판정이 세이프가 아니냐고 어필한 뒤 판독이 이뤄졌다. 한화는 1경기 2회에 해당하는 비디오 판독 기회를 모두 소진했으나, 심판진은 재량으로 사용할 수 있는 비디오 판독 기회를 사용해 마지막 판정을 살폈다. 아웃 판정은 세이프로 곧 바뀌었고, 경기 상황은 2사 1·3루, 8-8 동점으로 바뀌었다.

하이파이브하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던 KT 선수들은 바뀐 판정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진 위기 상황에서 이성열에게 삼진을 빼앗으며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가는데는 성공했지만 분위기는 8-6으로 밀리다 연장 승부를 만든 한화쪽으로 기울어진 상태였다. 결국 한화는 연장 10회말 장진혁의 끝내기 안타로 9-8 역전승을 거뒀다. 한화가 7연패를 끊은 동시에 KT의 연승도 9연승에서 끝났다.

9회말 비디오 판독이 절차상으로 문제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한화 측의 어필 이후 비디오 판독이 진행되긴 했지만, 심판진이 1루심의 판정에 문제가 없다고 여겼으면 재량으로 주어진 비디오 판독 기회를 사용하지 않았으면 그만이었다. 1루수의 포구와 타자주자의 1루 도달이 거의 동시에 이뤄졌다는 점, 그리고 경기의 승패가 갈릴 수 있는 중요한 상황이었다는 점 때문에 심판진도 비디오 판독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 측이 판정에 대해 어필을 하는 것 자체도 문제가 될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KT 입장에서는 전혀 생각지 못했던 상황으로 승부가 바뀐 모양새가 됐다. 팀이 일순간에 하락세에 접어드는 걸 막아야 하는 때가 됐다. 무서운 기세로 연승을 달리던 팀이, 연승이 깨진 뒤 무너지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연승 기간에 미처 드러나지 않았던 문제점들이 상승세가 꺾인 후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팀 전력이나 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치는 때가 있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긴 연승을 달려본 KT 선수단이 예상 밖 변수로 연승이 깨진 여파를 딛고 눈 앞에 놓인 경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지켜보는 게 관전포인트가 됐다. 이럴 때 유한준, 박경수 등 후배 선수들을 추스려야 하는 팀 내 베테랑들의 역할이 빛을 발할 수도 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