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을 친 뒤 기뻐하는 SK 제이미 로맥(위 사진 오른쪽)과 키움 박병호(아래 사진 오른쪽). 이석우 기자

 

7월. 무더위가 찾아오고 긴 프로야구 레이스가 반환점을 넘어서는 시점. 보통 홈런레이스의 선두그룹도 이 때쯤 좁혀진다. 타고투저 흐름이 완회된 올해 리그 전체 홈런이 줄면서 벌어진 양상은 조금 다르다.

지난 6일 현재 홈런 1위는 나란히 20홈런을 기록한 SK 최정과 제이미 로맥이 함께 차지하고 있다. 그보다 3개 뒤진 17개로 박병호(키움)가 3위, 그보다 하나 적은 16홈런을 제리 샌즈(키움), 멜 로하스 주니어(KT), 전준우(롯데)가 기록하고 있다. 역시 그보다 1개 적은 15홈런의 이성열(한화)이 7위를 달리고 있다. 선두와는 5개차다. 제라드 호잉(한화)을 비롯한 5명이 13홈런으로 공동 8위를 이루고 있다.

올 시즌 총 433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홈런 선두와 10위권(공동 8위)의 격차가 7개에 불과하다. 1·2년전 비슷한 시기의 홈런 레이스와 차이가 있다.

지난해 7월8일 기준 프로야구는 총 426경기를 소화한 상태에서 홈런 1~3위는 최정(29개), 로맥(28개), 김재환(두산·27개)이 나란히 기록하고 있었으나 3위 김재환과 4위 한동민(SK·22개)의 격차는 홈런 5개로 다소 벌어져있었다. 21홈런타자 4명이 나란히 공동 5위를 이루고 있었으나 공동 10위의 홈런 개수는 17개. 선두와의 격차는 12개에 달했다.

2017년의 양상도 비슷했다. 전반기에 425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최정이 31홈런, 한동민이 26홈런으로 1·2위로 치고나갔다. 공동 3위 윌린 로사리오(한화)와 최형우(KIA)는 2위에 4개 뒤진 22개를 기록하고 있었다. 공동 9위 그룹의 홈런수가 16개. 선두와는 15개, 2위와도 10개 차이가 났다.

공인구의 반발력이 올 시즌 줄어들었고, 그러면서 빗맞은 외야쪽 타구가 담장을 훌쩍 넘기는 경우는 올 시즌 거의 사라졌다. 그럼에도 장타생산 기술과 능력을 갖춘 타자들이 적지 않아 시즌이 올 시즌 홈런 숫자는 줄었어도 홈런레이스는 경쟁자들이 촘촘히 줄지어 선 상태로 치열하게 진행중이다.

홈런 공동 1위와 3위의 격차는 3개차로, 얼핏 예년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최정과 공동 선두로 나선 로맥의 경우, 6월을 마칠 때만해도 최정에 4개 뒤진 공동 2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7월 치른 첫 4경기에서 매번 홈런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홈런을 추가하지 못한 최정과 어깨를 나란히했다.

역시 6월말 홈런 13개로 공동 6위였던 전준우도 같은 기간 3개를 더해 공동 4위로 올라섰다. 거포들의 몰아치기가 예년에 비해 자주 나오고 있지는 않지만, 그만큼 후발주자들이 앞선 주자를 쉽게 따라잡을 수 있는 여건도 조성돼 홈런레이스를 예측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