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최홍석이 지난 23일 부산 기장체육관에서 열린 ‘2019 부산 서머매치’ OK저축은행전에서 공격하고 있다. KOVO 제공

 

지난 21일부터 열린 ‘2019 배구 서머매치’ 현장에 매일 1000명 넘는 관중이 찾아온 것에서 보듯 부산의 배구 열기는 뜨거웠다.

프로배구 연고 구단이 없고 컵대회도 10년동안 열리지 않았기에 부산 배구팬들의 갈증이 심하기도 했지만, 부산에서 나고 자란 선수들도 적지 않다. 2019~2020시즌 여자배구 연봉 공동 1위인 양효진(현대건설)과 박정아(한국도로공사)가 부산 남성여고, 남자부 문성민(현대캐피탈), 곽승석(대한항공)이 부산 동성고 출신이다. 신치용, 강만수 등을 배출한 성지고(옛 성지공고) 또한 부산에 위치한 배구 명문이다.

최홍석(31·한국전력) 역시 부산이 낳은 배구스타들 중 하나다. 부산 동성고 출신인 그에게도 부산에서 치르는 서머매치의 감회가 새로운 듯 했다. 지난 22일 만난 최홍석은 “고등학교 졸업 후 부산에서 경기를 한 게 처음인 것 같다. 감회가 남다르다”며 “경기장에 많이 모인 팬들을 만족시켜드리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도 됐지만 뜨거운 응원을 보내주셔서 좋은 분위기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22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 응한 한국전력 최홍석. 부산 윤승민 기자

 

최홍석에겐 다가올 2019~2020시즌도 중요한 시기다. 최홍석은 지난 시즌 도중 우리카드에서 세터 노재욱과 트레이드돼 왔다. 한국전력 소속으로 시즌을 준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외인 공격수가 없다시피했던 한국전력에서 최홍석은 주포 서재덕의 뒤를 받치는 ‘제2 공격옵션’ 역할을 맡았지만, 부상 등의 여파로 경기 때마다 체력 저하 문제를 노출하며 악전고투했다.

삼성화재 시절 한국 무대를 평정했던 외인 공격수 가빈 슈미트가 올해 한국전력에 합류하긴 하지만 서재덕의 군입대 공백 때문에 최홍석의 역할은 다가올 시즌에도 결코 작지 않다. 최홍석은 “올 시즌 체력 보강에 신경쓰고 있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열심히 하며 잘 준비하고 있다”며 “공격수로 부담감을 갖기 보다는 팀에 잘 녹아들어 좋은 모습 보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달라진 팀 분위기도 전했다. 지난 시즌 후 부임한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은 선수단에게 책임과 자율을 강조하고 있다. 비시즌 동안 선수들에게 돌아가며 ‘일일 주장’을 맡기는 한편, 시즌 중에도 선수단 합숙을 점차적으로 줄여가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홍석은 “보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훈련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선수들이 경기를 치르면서 상황에 맞는 플레이를 생각하며 할 수 있도록 감독님이 강조하고 계시다”라며 “선수들이 체력적으로도, 기술적으로도 향상되고 있지만 ‘일일주장’을 체험하면서 전보다 더 책임감있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