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두산 이영하, 조쉬 린드블럼, 세스 후랭코프, SK 김광현, 문승원, 브록 다익손. 이석우 기자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SK와 두산은 올 시즌에도 굳건한 2강 체제를 이루고 있다. 5월 들어 지난 13일까지 팀당 11경기씩을 치른 가운데 SK가 9승2패, 두산이 8승3패를 거두며 다른 팀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시즌의 4분의 1이 지나는 동안 상위권을 꾸준히 지킨 원동력이 여럿 있겠으나 그중 튼튼한 선발진이 더욱 돋보인다. 시즌 개막 전부터 선발 로테이션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두 팀은 시즌을 치르는 동안에도 기대 이상 잘 던지는 선발진 덕을 보고 있다.

13일 현재 두산의 팀 평균자책은 3.16으로 2위다. 선두 LG(3.12)와 큰 차이가 없다. 두산의 뒤는 SK가 3.74로 잇고 있다. 현재 이 세 팀만이 3점대 팀 평균자책을 기록중이다. 많은 이닝을 던지는 선발진이 더 낮은 평균자책을 자랑한다. 선발 평균자책은 두산이 2.82로 1위, SK는 3.12로 2위다.

두 팀에겐 하위 순번 선발이 에이스 못지 않게 활약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산 이영하는 평균자책이 1.60에 불과하다. 팀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1.53)에 이은 리그 2위로, 리그 전체 국내 투수들 중 가장 낮다. 지난달 26일 잠실 롯데전과 지난 2일 대전 한화전에서 5이닝만 던지고 물러나 밑천이 드러나는 게 아닐까 우려도 샀지만 지난 8일 잠실 KIA전에서 8이닝 무실점으로 에이스급 피칭을 선보이며 다시 지속적인 활약을 예고했다.

SK 문승원도 3승1패, 평균자책 3.53으로 기대 이상 잘 던지고 있다. 시즌 초반 1점대 평균자책을 기록하며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던 문승원 역시 5월 첫 등판인 2일 문학 키움전에서 4.1이닝 7실점으로 부진했다가 8일 문학 한화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다시 안정을 되찾았다.

초반 기대에 못미쳤던 외인 투수들도 조금씩 제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지난해 다승왕 세스 후랭코프는 시즌 초 5이닝만에 물러나는 경기가 여럿 나오며 약점으로 지적받아온 이닝 소화능력에 물음표가 붙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18일 잠실 SK전을 포함해 5경기에서 매번 6이닝 넘게 던졌고, 지난 11일 창원 NC전에선 7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최고 투구를 선보였다. SK 새 외인 투수 브록 다익손도 조금씩 안정감을 찾으며 최근 두번 등판에서 모두 승리를 따냈다.

두산의 린드블럼, SK 산체스도 모두 1점대 평균자책을 기록하며 팀 에이스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SK의 김광현도 계산이 서는 피칭을 이어가고 있고, 두산은 부상으로 빠졌던 이용찬이 복귀전인 지난 12일 창원 NC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잘 던지며 건재함을 알렸다.

양 팀 선발진의 호투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오는 17~19일 문학에서 열리는 양 팀간의 주말 3연전에서 제대로된 선발 맞대결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맞대결에서 승기를 크게 잡는 팀은 향후 선두 레이스에서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할 가능성이 높기에 양 팀은 막강 선발진을 기반으로 전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SK는 로테이션상 다익손, 박종훈, 문승원이 선발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두산은 유희관의 등판 시기가 변수이긴 하지만 후랭코프, 이용찬, 이영하 순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