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신영석(오른쪽)과 황동일이 8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KB손해보험전에서 블로킹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남자배구 3위 현대캐피탈이 높이의 절대 우위를 앞세워 KB손해보험을 물리치고 선두권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현대캐피탈은 8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경기에서 KB손보에 3-1(29-27 25-17 18-25 25-20) 승리를 거뒀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승리로 2연패를 끊고, 승점 3점을 추가해 3위(승점 49·16승11패)를 지켰다. 2위 대한항공(승점 53·19승8패)과의 승점차도 4점으로 줄였다. 반면 5위 등극까지도 노릴 정도로 상승세를 탔던 KB손보는 연승행진을 3경기에서 멈췄다. 현대캐피탈이 블로킹에서 21-3으로 상대를 크게 압도하며 경기를 주도했다. 베테랑 신영석, 신예 박준혁이 각각 5개의 블로킹을 각각 잡아냈고, 다우디 오켈로가 23점을 올리며 공격을 주도했다. KB손보는 마테우스 크라우척이 29점으로 홀로 분전했으나 연승을 이어가지는 못했다.

승점차가 컸음에도 최근 연승으로 기세를 높였던 KB손보는 1세트 현대캐피탈과 접전을 벌였다. 주 공격수 마테우스와 김학민, 김정호의 빠른 공격으로 현대캐피탈의 공격력이 저하된 틈을 파고 들었다. 승부는 듀스로 이어졌다. 26-26에서 현대캐피탈 수비가 헤매는 사이 득점을 내 분위기를 가져오는 듯 했다.

그러나 비디오판독 결과, 혼전 양상에서 마테우스의 네트 터치가 발견돼 리드는 현대캐피탈에게 돌아갔다. 27-27에서 전광인과 다우디가 연속 득점으로 현대캐피탈이 긴 승부를 마무리했다.

KB손보가 1세트 접전을 바탕으로 2세트 추격할 것으로 기대가 컸으나, 승부는 그와는 다른 양상으로 진행됐다. 2세트 현대캐피탈이 블로킹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일찍이 점수차를 벌렸다. 4-6으로 뒤지던 현대캐피탈은 박주형과 신영석이 잇달아 3개의 블로킹을 합작해 8-6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1세트 존재감이 없던 박주형이 2세트 잇달아 공격을 폭발했고, 14-12에서 최민호의 블로킹과 다우디의 오픈 공격이 비디오 판독 끝에 득점으로 인정돼며 16-12까지 달아났다. 이어 박주형이 불안한 팀의 디그를 재치있는 오픈 공격으로 블록아웃 시켰고, KB손보 박진우의 속공이 상대 진영 밖으로 벗어나 18-12가 되면서 2세트 승부는 사실상 갈렸다.

KB손보는 강서브로 3세트 분위기를 바꿨다. 4-5로 뒤지던 상황에서 마테우스의 블로킹으로 동점을 만든 뒤 김정호가 3연속 서브득점을 성공해 8-5까지 도망가며 리그를 잡았다. 2세트 잠잠했던 마테우스의 공격력도 다시 폭발했다. 13-10에서 마테우스가 잇달아 후위공격을 작렬하며 15-10까지 도망갔고, 2세트와 정반대로 KB손보가 3세트 승리를 일찍이 확정했다.

그러나 결국 마지막에 웃은 쪽은 현대캐피탈이었다. 현대캐피탈 높이의 위력은 4세트 고비 때 다시 살아났다. 10-8로 추격당하는 상황에서 박준혁과 다우디가 잇달아 김정호의 공격을 블로킹해냈고, 13-11로 쫓길 때 박준혁이 다시 김홍정의 속공을 블로킹해낸 뒤 다우디의 오픈이 꽂히며 현대캐피탈은 마지막 고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