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화와 재계약한 외인 선수들이 지난 3일 미국 애리조나 피오리아 스프링캠프에서 몸을 풀고 있다. 한화이글스 제공

 

한화는 올 시즌 외인 선수 3명과 모두 재계약한 유일한 KBO리그 구단이다. 외야수 제라드 호잉과는 세 시즌째 함께하게 됐고, 원투펀치 워윅 서폴드-채드 벨과도 다시 손을 잡았다.

하위권 팀은 외인 농사가 시원치 않아 시즌을 망치는 경우가 많았다. 한화는 그 반대로 외인 선수들이 팀을 지탱했다. 하위권에서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롯데와의 탈꼴찌 싸움에서 웃을 수 있었다.

지난해 팀이 흔들릴 때도 한화는 외인 선수들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이어갔다. 호잉이 2018년의 임팩트를 보이지는 못하며 교체설까지 돌았지만 한화는 시즌 중반에도 이들에 대한 믿음을 거두지 않았다. 오프시즌에는 일찌감치 외인 3명과의 재계약을 천명했고, 호잉은 연봉 삭감을 받아들이면서까지 올해도 한화에 남았다.

재계약한 외인 선수가 신입 외인 선수와 다르게 작용하는 변수는 크게 두가지다. 국내 적응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상대 팀 또한 재계약 선수에 대한 공략법을 알고 맞선다. 한화는 세 선수가 노출된 약점을 충분히 고치고 활약을 재현해주리라 믿고 있다.

두 투수는 지난해 시즌을 치르면서 약점을 고치고 나은 모습을 보였기에 기대가 더 크다. 서폴드는 지난해 후반기 평균자책이 1.85에 불과했다. 양현종(KIA·0,72)에 이은 2위 기록이다.

채드 벨 역시 후반기 평균자책이 2.58로 6위였다. 나란히 6승씩을 거둬 이영하(두산·8승)에 이은 후반기 다승 공동 2위였다. 채드 벨의 경우 전반기 불운과 부진에 시달리며 13경기 연속 무승(7패)에 시달리기도 했으나 커브의 비중을 늘리는 등 투구 패턴을 바꾸고 나서 한 단계 거듭났다. 올 시즌 이들이 벽에 부딪치고 약점을 고치고 상대의 공략에 맞설 수 있을 것으로 한화는 기대하고 있다.

공인구 반발력 감소 직격탄을 맞으며 2018년에 비해 부진했던 호잉에게도 기대해볼만한 점은 있다. 공인구 적응기를 1년 거쳤다는 점에, 수비 스트레스도 덜 수 있다는 점이다. 한화는 지난해 이용규의 이탈과 정근우의 부진·부상으로 중견수 자리에 적임자를 찾지 못했고 우익수를 보던 호잉을 중견수로 옮겼다. 호잉은 미국에서 중견수가 주포지션이었으나 한화는 시즌 중 포지션 변화가 호잉에게 부담이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는 중견수에 이용규가 돌아왔고, 정진호·김문호가 영입되면서 외야자원도 늘어났다. 한화에 지난해만큼의 줄부상이 없다면 호잉은 수비부담을 덜 것으로 보인다.

한화가 지난해의 일본 오키나와보다 따뜻한 미국 애리조나에 스프링캠프를 차려 세 외인 선수들은 쾌조의 기분으로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서폴드는 한화와의 재계약이 확정된 후 지난해 프리미어12에 호주 대표로 출전하려던 계획도 접고 올 시즌을 위한 몸만들기에 집중했다. 채드 벨은 자신의 체인지업 그립까지 최신형 장비로 살펴보며 주무기를 다듬고 있다. 호잉도 지난해의 부진을 씻고 팀의 중심타자로 활약하겠다는 각오로 캠프를 소화하고 있다. 개인의 활약을 팀의 선전으로 이어가기 위한 외인 선수들의 의지가 읽힌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