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경기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 빅스톰과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의 경기. 득점에 성공한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9~2020 V-리그 남자부가 반환점을 향해 가는 가운데 무려 5개팀이 ‘봄 배구’를 향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9일 현재 1위 대한항공이 승점 29점(11승3패)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으나, 5위 OK저축은행(승점 21점·7승7패)과의 승점차는 8점차에 불과하다. 1위부터 5위까지 평균 2점차 이내로 줄지어 서 있다.

12월 둘째주는 이런 구도가 변화하는 ‘변곡점’이 될 수 있다. 부상으로 비어있던 공격수 자리를 채운 4위 현대캐피탈이 상승세를 타 선두권 합류를 노리고 있는 반면 5위 OK저축은행은 5연패에 빠져 선두권 이탈 위기를 맞았다. 이밖에 상위권팀들 간의 맞대결이 잇달아 예정돼 있어 순위싸움 양상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오는 1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릴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의 ‘V-클래식 매치’에 관심이 쏠린다. 두 팀은 프로 출범 이전부터 오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해왔지만, 최근 수년간은 삼성화재의 전력이 약화되면서 매치업의 흥미가 떨어졌다.

이번 3라운드 대결은 다르다. 현대캐피탈은 외인 공격수 다우디 오켈로가 합류한 지난달 24일 이후 4경기에서 3승을 거두고 승점 10점을 쌓아 승점 21점(7승7패)으로 OK저축은행에 세트득실률에서 앞선 4위에 올랐다. 3위 삼성화재(승점 26점·8승7패)와의 승점차는 5점에 이르지만 현대캐피탈이 한 경기를 덜 치렀음을 감안하면 큰 격차는 아니다. 현대캐피탈이 맞대결에서 3-0 또는 3-1 승리를 거둔다면 승점차는 2점까지 줄어들고, 현대캐피탈은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한 3위까지 노릴 수 있다. 반면 삼성화재는 현대캐피탈을 꺾으면 4위와의 격차를 벌리고 선두권에 안정적으로 자리잡기 위해 승리가 필요하다.

OK저축은행은 더 이상의 추락을 막으려면 눈앞의 일전을 허투루 치를 수 없다. OK저축은행은 1라운드를 선두로 마쳤으나 이후 8경기에서 2승을 쌓는데 그쳐 5위까지 추락했다. 12연패를 달리던 최하위 KB손해보험을 상대로 반등을 노렸으나 되레 0-3 완패를 당했고 선두 대한항공에도 패해 5연패에 빠졌다. 그 가운데 2위 우리카드와의 일전이 당장 10일에 열린다. 토종 공격수들이 한층 성장한 가운데 외인 공격수 펠리페 알톤 반데로까지 부상에서 돌아온 우리카드는 까다로운 상대지만, 넘지 못하면 OK저축은행의 상위권 복귀는 요원해진다. 분위기를 추스리지 못하면 6위 한국전력과의 오는 13일 맞대결도 쉽게 치르리라 장담할 수 없다.

주말인 14·15일 열릴 경기는 ‘5강’ 구도 내의 순서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일전이다. 14일 장충체육관에서는 우리카드와 현대캐피탈이, 1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는 대한항공과 삼성화재가 각각 맞붙는다. 현대캐피탈이 삼성화재를 꺾어 격차를 줄인 상태에서 1·2위인 우리카드와 대한항공이 나란히 덜미를 잡힌다면, 순위 싸움은 그동안 흘러왔던 것과 전혀 다른 혼전 양상으로 흘러갈 공산이 크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