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삼성화재 경기. 1세트 삼성화재 김나운(왼쪽)이 대한항공 임동혁의 수비에 맞서 공격하고 있다. 인천 연합뉴스

 

종목을 막론하고, 리그 순위표에 나란히 붙어있는 팀들과의 대결은 ‘2승짜리’ 혹은 ‘승점 6점짜리’ 대결로 불린다. 한계단 위 팀이 승리하면 추격자에게 1패를 안기면서 격차를 벌릴 수 있다. 마찬가지로 아래 팀이 승리한다면 추격은 보다 쉬워지고 역전까지 꿈꾸게 된다.

남·녀 배구가 2020 도쿄 올림픽 예선 준비에 본격 돌입하는 12월 셋째주, 공교롭게 이 ‘승점 6점짜리’ 대결이 몰려있다. 남자배구는 한 주 전, 4·5위에 처져있던 현대캐피탈과 OK저축은행이 2승씩을 거두며 중위권에 변동을 일으켰다. 이어지는 대결은 순위싸움에 한차례 더 큰 변화를 몰고올 수도 있다.

18일 의정부에서 열리는 KB손해보험(승점 15·4승12패)-한국전력(승점 13·4승11패)전은 6·7위 팀간의 ‘단두대 매치’다. 2라운드에서 한국전력이 KB손보를 3-1로 꺾고 11연패의 나락으로 빠뜨릴 때만 해도 2019~2020시즌 최하위는 KB손보로 결정이 나는 듯 했다. 그러나 KB손보는 12연패로 바닥을 찍은 뒤 3연승을 달렸다. 2위 우리카드에 이어 1위 대한항공까지 제압하고 오히려 16일 현재 승점 2점차로 한국전력을 최하위로 밀어냈다. 이제 벼랑 끝을 붙잡고 있는 건 KB손보가 아닌 한국전력이다. 최근 3경기에서 모두 0-3 패배를 당하며 무너진 한국전력은 KB손보를 다시 잡아야 기사회생할 수 있지만 KB손보의 최근 상승세가 만만치 않아 관심이 쏠린다.

19일에는 1·2위인 대한항공(승점 33·12승4패)과 우리카드(승점 28·10승6패)가 장충에서 맞붙는다. 우리카드가 14일 현대캐피탈에 0-3으로 무릎꿇은 반면, 대한항공은 15일 삼성화재를 3-0으로 완파하며 두 팀의 승점차는 5점까지 벌어졌다. 우리카드는 KB손보에 패하는 등 최근 3연패로 기세가 한 풀 꺾였다. 1·2라운드에서 모두 대한항공에 졌던 우리카드는 이번 대결에서도 패하면 3~5위의 추격을 받아 미끄러질 수 있기에 절박함이 크다. 2위 우리카드와 5위 삼성화재(승점 26·8승9패)의 승점차는 2점에 불과하다. 대한항공은 부상 회복이 더딘 세터 한선수를 쓸 수 없지만, 세터 유광우가 전 시즌에 뛴 우리카드 선수들을 잘 알고 있어 부담을 덜었다.

20일 삼성화재-OK저축은행(승점 26·9승7패)의 대전 맞대결도 서로에겐 부담스러운 일전이다. 1라운드를 1위로 마쳤다가 5위까지 급전직하했던 OK저축은행은 삼성화재를 꺾고 상승세를 이어가야 다시 선두권 복귀를 꿈꿀 수 있다. 반면 삼성화재는 불과 1주일전의 OK저축은행처럼 미끄러지면 다시 반등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몰렸다. 만약 맞대결 전날 우리카드가 승점 추가에 실패한다면, 삼성화재나 OK저축은행 중 승점 3점을 따는 팀이 단번에 2위까지 도약할 수도 있다.

한편 여자배구 대표팀이 16일 소집되면서, 17~19일 열리는 여자배구 경기는 각 팀 주축 선수들이 빠진채 경기를 치른다. 어떻게든 주전급 선수들의 빈 자리를 메우는 게 당면과제로 떠올랐다. 이 가운데 남자부 1·2위 팀간 대결이 열리는 19일 여자부 1위 현대건설(승점 30·11승3패)과 2위 GS칼텍스(승점 28·9승5패)의 맞대결이 열려 관심을 끈다. 현대건설은 센터 양효진과 세터 이다영이, GS칼텍스는 부상중인 이소영에 대표팀에 뽑힌 강소휘까지 빠진채 중요한 일전을 치르게 됐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