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 OK저축은행의 경기. 득점에 성공한 OK저축은행 송명근(왼쪽)이 환호하고 있다. 수원 연합뉴스

 

송명근(26·OK저축은행) 2019~2020 V-리그 1라운드만 해도 라운드 MVP에 오르며 쾌조의 활약을 선보였다. OK저축은행이 1라운드를 1위로 마치는데 외인 공격수 레오 안드리치와 송명근의 공이 컸다. 최근 3시즌 동안 봄배구와 연을 맺지 못한 OK저축은행이 잘 뽑은 외인과 송명근의 회복 덕에 다시 살아나는 듯 했다.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데는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2라운드에서 2승4패롤 거두고, 여기서 3라운드까지 이어진 5연패의 늪. OK저축은행은 5위까지 떨어졌다. 레오가 부상으로 빠진 탓이 컸으나, 송명근도 1라운드 때의 활약을 이어가지 못해 팀의 추락을 막을 수 없었다.

그대로 무너지는 듯 했던 OK저축은행은 2연승에 성공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2위 우리카드와 풀세트 접전 끝 귀중한 1승을 따내더니 13일 한국전력과의 수원 원정경기는 3-0 완승하면서 2연승에 성공했다. 팀의 승리이자 침체의 원인이던 두 선수, 레오와 송명근이 나란히 살아난 덕이 컸다. 레오가 양 팀 최다 24점을 올리며 빛났으나, 송명근의 15점도 고비 때마다 터져나왔다. 1세트 중반 점수차를 벌린 건 송명근의 한박자 빠른 공격 덕분이었다. 3세트 18-17 근소한 리드에서 OK저축은행이 한 발 더 달아난 것도, 20-18에서 점수차를 벌린 것도 송명근의 공격 득점에서 비롯됐다. 경기를 끝내는 마지막 후위공격도 송명근의 몫이었다.

송명근은 경기 후 5연패 기간 힘들었던 팀 분위기를 전했다. 송명근은 “안되는 데는 답이 없더라. 다만 팀 연습을 늘리기보다는 선수들이 각자 개인 운동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최근 트레이드를 통해 팀에 합류한 최홍석이 워낙 열심히 운동을 했다고도 전했다. 송명근이 “홍석이 형에게 ‘21살이 아니지 않느냐. 그렇게 운동하다 몸 상한다’고 말했다”고 할 정도였다.

연승에는 “운이 따랐다”고 송명근은 답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의 활약을 예고했다. 송명근은 “1라운드 때는 경기일간 간격이 길었다. 2라운드부터 일정이 빡빡해지면서 몸을 관리해야 할 타이밍에 경기를 뛰어야 했다”면서 “하지만 오늘 경기가 끝나면 일주일 정도 휴식기가 있다. 확실히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라운드 말에서 4라운드 초까지 OK저축은행에게 유리한 부분은 또 있다. 내년 1월 2020 도쿄 올림픽 남자배구 아시아 예선을 앞두고 대표팀이 소집되는데, OK저축은행은 대표팀에 나서는 선수가 없어 전력유출 없이 소집기 경기를 치른다. 여자부와 달리 V-리그 남자부는 대표팀 소집 및 훈련시기에 경기를 치른다. 그러나 송명근은 방심을 경계했다. 그는 “전력이 베스트가 아닌 팀이 무섭게 덤벼드는 경우가 있다. 그런 팀이 더 무섭다”며 “그 시기를 잘 이겨내느냐에 따라 팀 성적이 갈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1라운드의 활약을 이어가지 못했던 송명근은 이번 대표팀 명단에서 빠졌다. 하지만 송명근은 “대표팀에 뽑힌다는 건 인정받는다는 것이기에 이번 탈락이 아쉽다”면서도 “안뽑힌만큼 팀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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