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카를로스 페게로가 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키움과의 경기에서 8회말 솔로 홈런을 치고 환호하고 있다. 잠실 이석우 기자

 

2019 KBO 준플레이오프에서 LG가 기사회생하는 데 외인타자 카를로스 페게로의 8회말 홈런은 큰 역할을 했다.

지난 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LG의 준PO 3차전, 3-2로 LG가 근소한 리드를 잡았던 8회말 1사 후 나온 페게로의 홈런은 키움의 기세를 꺾었을뿐 아니라 이어진 9회초 나온 고우석의 부담까지 한결 덜어줬다. 2차전에 이어 3차전에서도 선발 라인업에 빠졌던 페게로도 마음고생을 덜 수 있었다.

10일 준PO 4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페게로는 “1점차와 2점차 간에 큰 차이가 있던 상황에서 점수차를 벌리는 홈런을 쳐 기쁘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페게로는 “팀 마무리 고우석에게도 자신감을 갖고 투구할 수 있게 도와준 것 같아서 더욱 좋다”고도 했다. 고우석은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준PO 1~3차전 모두 등판했으나 매 경기 출루를 허용하는 등 불안감을 노출했다. 다행히 3차전 1이닝 무실점 세이브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페게로는 “포스트시즌에 타격에 서는 마음가짐이 정규시즌과 다를 것은 없다. 매 경기 100%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도 같다”며 “홈런 친 타석에서도 특별히 노림수가 있던 건 아니다. 다만 상대 투수(키움 김상수)가 계속 몸쪽으로 빠른 공을 던졌으니 변화구로 타이밍을 뺏을 것 같았고 컨택에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평정심의 원천은 다양한 리그에서 치른 포스트시즌 경험이다. 페게로는 “운이 좋게, 한국뿐 아니라 미국, 일본에서 뛸 때도 포스트시즌을 경험해봤다. 큰 무대에 친숙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특히 KBO 포스트시즌에 대해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이 좋다. 선수들이 치고 달리고 던질 때마다 쏟아지는 성원이 뜨겁다”며 “야구 팬들이 즐길 수 있는 장이 마련돼 더욱 좋다”고 말했다.

페게로는 4차전 다시 선발 자리를 되찾았다. 페게로는 “내가 홈런을 칠 때마다 팀이 이긴다는 말을 들었다.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해 모든 걸 쏟아부어 팀이 한국시리즈까지 갈 수 있게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잠실|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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