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재환이 3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천공항 윤승민 기자

 

“저도 조금, 무리해서 한 것 같아요.”

지난 시즌 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무대 도전을 전격 선언한 김재환(32·두산)은 큰 관심을 받았다. ‘프리미어 12’에 한국 야구 대표팀 일원으로 참가해 결승에 올라 2020 도쿄 올림픽 티켓까지 거머쥐자, 김재환은 전격적으로 메이저리그 포스팅 자격 요건을 얻었다. 두산 구단조차 미처 파악하지 못했기에 김재환의 미국 진출 도전은 더욱 큰 화제를 낳았다.

호주 질롱에서 열리는 두산 1차 스프링캠프로 출발하기 위해 30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김재환은 취재진에게 당시 포스팅 도전 이유에 대해 밝혔다. 김재환은 “저에게도 생각지 못한 기회였다. 그 기회를 그냥 넘기면 아쉬울 것 같았다”며 “갑작스러운 상황에도 구단에서 흔쾌히 허락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미국 진출 꿈은 부풀었지만 결과가 아름답지만은 않았다. 김재환은 메이저리그 팀과의 계약에 실패했고 올 시즌도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 치르게 됐다. 김재환은 “조금 무리해서 (포스팅 신청을) 한 것 같다. (진출) 실패는 저도 생각했다”며 다잡은 마음을 내비쳤다.

실패를 각오했던 만큼, 메이저리그 진출 꿈까지 사그라들지는 않았다. 김재환은 “미국 무대는 항상 꾸던 꿈이다. 올해 잘 하게 되면 또 도전하고픈 생각은 있다”며 “포스팅 실패 후 김태형 감독님도 다시 준비 잘 해서 도전하면 되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웃으며 말씀해주셨다”고 말했다.

미국 진출에 실패한 주요 요인으로 지난해의 부진이 꼽혔던만큼, 김재환은 심기일전해 새 시즌을 준비했다. 부진 탓에 김재환의 연봉은 지난해(7억3000만원)보다 연봉도 10% 이상 깎였다.(6억5000만원) 김재환은 “공인구의 영향보다는 제 스윙폼이 무너진 것 같았다. 과거 영상도 많이 찾아보고, 예전 좋았을 때의 스윙을 하려고 연습 많이 했다”고 말했다. 포스팅 기간 즈음 한달 가량 미국에서 머물며 훈련하며 의지를 다졌다. 가족들과 떨어져 있는 시간이 짧지 않았지만 김재환은 “가족들이 제가 운동 열심히 하길 원했다. 와이프가 고생을 많이했는데, 미안하고 더 잘해줘야할 것 같다”고 했다.

더 좋은 폼을 찾기 위한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 김재환은 “폼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2018년도의 폼으로 되돌릴지 등등 정해진 것은 없다. 올해 홈런 목표도 생각해보질 않았다”며 “매년 캠프 때마다 ‘올해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이번 캠프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다시 두산의 4번타자로 돌아온만큼 팀의 2년 연속 KBO리그 통합우승에 대한 마음을 다졌다. 김재환은 “지난해의 부진으로 힘들었던 마음이 시즌이 끝나고 나니 편해졌다”며 “올해 목표로 두산 베어스의 통합우승 말고는 딱히 생각해본게 없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