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 - OK저축은행 경기에서 OK 저축은행 손주형(가운데)이 1세트를 어렵게 이기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천안 연합뉴스

 

현대캐피탈과 세번의 맞대결에서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는 부진을 겪었던 OK저축은행이 징크스를 털어냈다. 5연승으로 쾌조의 상승세를 달리던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OK저축은행은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을 3-1(27-25 25-18 22-25 25-21)로 꺾었다. 현대캐피탈의 전광인, 신영석, 최민호 등 주축 3명이 빠졌다고는 하지만, 이들이 빠진 직전 맞대결(지난달 24일 안산 경기)에서도 0-3으로 패한 악연을 떨쳐내는 귀중한 승리였다.

OK저축은행은 승점 3을 보태 11승9패·승점 32로 삼성화재(승점 32·10승10패)에 승수에서 앞선 4위가 됐다. 최근 5연승, OK저축은행전 시즌 3연승을 달렸던 3위 현대캐피탈(승점 33·11승8패)은 1·2위와 승점 동률(36)을 이룰 기회를 아쉽게 놓쳤다.

OK저축은행의 출발이 좋지만은 않았다. 경기 전부터 허리 통증을 호소한 외인 레오 안드리치가 공격 때마다 통증을 느낀 듯 얼굴을 찡그렸다. 직전 맞대결에서 블로킹 6개를 기록했던 현대캐피탈 센터 박준혁은 이날 1세트에서도 블로킹 2개를 보탰다. 그러나 OK저축은행은 1세트 후반 18-21로 뒤진 상황에서 레프트 심경섭의 연속 공격이 통하며 한점차로 추격했고, 20-22에서 다우디의 서브 범실과 센터라인 침범으로 동점을 만든 뒤 손주형이 다우디의 공격을 블로킹해 23-22로 역전했다. 듀스로 접어든 25-25 상황에서 송명근이 다시 다우디의 공격을 블로킹한 뒤, 현대캐피탈 세터 이승원이 오버네트 범실을 범해 OK저축은행이 먼저 앞섰다.

2세트에서는 일찌감치 OK저축은행이 승부를 갈랐다. 9-8에서 레오의 시간차와 전진선의 블로킹 및 속공, 송명근의 서브 득점까지 터지며 14-8까지 도망갔다. 현대캐피탈은 다우디, 문성민 등 주전들을 차례로 빼고 젊은 백업 선수 위주로 코트에 내보내는 충격 요법을 썼다.

극약 처방이 통했는지 현대캐피탈은 3세트 상대 범실을 틈타 만회에 성공했다. 21-22 상황에서 전진선의 서브 범실로 동점을 이룬 뒤, 레오의 공격이 사이드라인을 벗어나는 범실이 돼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박주형이 잇달아 서브 득점을 성공시켜 셧아웃 패배 위기에서 벗어났다.

현대캐피탈은 4세트 한 때 13-8까지 앞서며 승부를 5세트까지 몰고가는 듯 했다. 그러나 흐트러졌던 OK저축은행의 추격이 재개됐다. 상대 서브 범실과 전진선의 블로킹, 문성민의 공격 범실로 두점차까지 쫓았고, 송명근의 시간차와 박원빈의 블로킹, 박주형의 공격 범실에 이은 조재성의 오픈 공격으로 16-15 역전에 성공했다. 기세를 잡은 OK저축은행은 17-16에서 나온 현대캐피탈 이승원의 센터라인 침범 범실로 점수차를 벌린 뒤 박원빈의 속공, 송명근의 강서브에 이은 이시몬의 다이렉트킬로 20점대에 먼저 도달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레오가 부상에도 25점을 내며 활약했고, 송명근도 모처럼 19점을 내며 뒤를 받쳐 OK저축은행은 귀중한 승점 3점을 따냈다. 현대캐피탈은 다우디가 23점으로 맹활약했고 박준혁이 블로킹 5개 포함 9점을 냈으나 문성민이 8점에 그친 게 패배로 이어졌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