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오후 천안 유관순 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 현대캐피탈의 경기에서 우리카드 선수들이 득점한 뒤 기뻐하고 있다. 우리카드 제공

 

4라운드 초반, 선두권 싸움에서 연승한 우리카드가 선두 수성의 적기를 맞았다. 지난 시즌에도 후반기 1위를 차지했다가 3위로 마무리한 경험이 있긴 하지만, 달라진 팀 구성은 기대를 키운다.

우리카드는 지난 15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현대캐피탈전에서 3-1 승리를 거두고 선두를 지켰다. 15승6패·승점 42로 가장 먼저 승점 40 고지를 점한 것은 물론, 3위 현대캐피탈(승점 33·11승9패)과의 승점차를 9점차까지 벌려 의미가 더 컸다.

우리카드는 5연승을 달렸다. 이 중 3승이 2위 대한항공(승점 39·14승7패)과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거둔 승리다. 선두 자리를 놓고 다투는 팀들과의 맞대결이라는 큰 고비를 승리로 장식했다. 고비를 넘긴 뒤 당분간은 중·하위권 팀들과 상대해 선두질주에 파란불이 켜졌다.

물론 우리카드는 올 시즌 OK저축은행에 두번 패하고 KB손해보험에도 한 번 발목이 잡혔다. 중·하위권 팀들과의 대결이 승리를 무조건 담보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15일 현대캐피탈전 승리 후에도 “큰 산을 넘긴 했지만, 남은 4라운드 경기를 잘 마무리해야 한다”며 “대한항공, 현대캐피탈은 한 수 위의 팀이다. 방심하면 언제든 치고 올라온다”고 말했다.

우리카드는 지난 시즌 외인 공격수이자 팀의 중심이던 리버만 아가메즈의 맹활약 속에 5라운드를 1위로 마친 바 있다. 그러나 마지막 6라운드에서 연패를 당하며 3위로 미끄러졌다. 추락의 요인은 공격의 절반 가까이를 책임지는 아가메즈의 복근 부상이었다. 창단 첫 플레이오프 진출이란 성과는 얻었지만 아쉬움은 남았다.

그러나 아가메즈 중심이던 지난 시즌과 비교해 올 시즌 우리카드가 달라졌다는 점은 선두수성 기대를 더욱 키운다. 여전히 외인 공격수 펠리페 알톤 반데로의 공격 비중이 가장 높지만, 그 뒤를 받치는 토종 레프트 나경복과 황경민이 전보다 한단계 성장했다는 평가를 들으며 뒤를 받치고 있다. 이들은 전보다 리시브가 향상됐다는 평가를 들으며 공격에도 힘을 보태며 팀의 공·수 균형을 맞추고 있다.

백업 한성정, 한정훈까지 분전한 덕에 우리카드는 나경복이 남자배구 대표팀에 차출돼 빠진 지난달 중순 이후에도 연승을 달리며 선두권 싸움의 향배를 바꿨다. 이기는 경기가 늘어나다보니 선수들의 자신감이 쌓이고, 자신감은 다시 승리의 원동력이 되는 선순환도 이어지는 중이다. 15일 경기 후 나경복은 “이기는 경기를 계속 하다보니까 이길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들고, 더 많이 이기겠다는 생각도 든다”며 “지난 시즌에는 1,2세트를 이기고 3세트를 지면 4세트 불안하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집중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우리카드는 이날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첫 두세트를 따낸 뒤 3세트를 패하고도 4세트를 따내 귀중한 승점 3점을 따냈다. 지난 시즌 먼저 두세트를 따고도 상대의 추격에 휘둘리며 어려운 풀세트 승부를 치렀던 것과는 달라진 면모였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