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15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도드람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경기에서 우리카드 나경복이 현대캐피탈 전광인·신영석 등의 블로킹을 앞에 두고 스파이크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2020 도쿄 올림픽 본선 진출 여부를 향한 여정은 일단락됐다. 숨돌릴 틈도 없이 프로배구 V-리그가 재개된다. 휴식기 후 첫 주부터 선두권 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진다. 올림픽 아시아 예선에 다녀온 선수들의 컨디션이 관건으로 떠올랐다.

리그 재개 이틀째인 15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남자부 3위 현대캐피탈과 선두 우리카드가 맞붙는다. 각 팀 주요 선수들이 올림픽 아시아 예선을 치르는 남자배구 대표팀에 차출됐던 지난해 12월 말, 우리카드는 2위 대한항공(승점 36·13승7패)과의 승점차를 3점으로 벌리며 단독 선두(승점 39·14승6패)로 올라섰다.

그러나 승점 33·11승8패로 3위인 현대캐피탈은 1·2위보다 한 경기를 덜 치렀기에 언제든 순위를 뒤집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현대캐피탈은 바로 다음 경기도 18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리는 대한항공전이다. 상위권 두 팀을 상대로 연승한다면 선두권 경쟁을 더욱 혼전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

하루 뒤인 16일에는 여자부 선두권 경쟁팀인 GS칼텍스와 현대건설이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만난다. 가파른 상승세 속에 12승(3패)을 따낸 현대건설은 GS칼텍스(9승6패)보다 3승을 더 거뒀다. 그러나 현대건설(승점 33)과 3위 GS칼텍스(승점 28)의 승점차 역시 5점에 불과하다. 뒤집기가 불가능한 격차가 아니다.

도쿄 올림픽 배구 아시아 예선이 열리기 전, 대표팀 소집 기간인 12월 중순부터 이달 초까지는 대부분 남자부 경기만 열렸다. 대표팀 차출 선수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관건이었다. 이제 변수는 대표팀에서 돌아오는 선수들이 얼마나 정상적인 컨디션을 발휘할 수 있느냐다.

대표팀 합류 전에도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했던 선수들은 지난 13일 귀국한 뒤 휴식 없이 바로 리그 경기를 치르게 될 상황에 놓였다. 올림픽 본선 진출 여부는 엇갈렸지만, 남·녀 배구대표팀 선수들은 한 장뿐인 올림픽 티켓을 얻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장시간 비행으로 인한 피로까지 쌓인 상태에서 리그에서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경기를 치를 수 있을지 분명하지 않다.

리그레어 좋은 성적을 거둔 팀일 수록 대표 차출 규모가 컸다. 대한항공은 세터 한선수부터 레프트 정지석·곽승석, 센터 김규민까지 4명을 대표팀에 보냈고, 현대캐피탈도 센터 듀오 신영석·최민호에 레프트 전광인까지 3명을 보냈다. 우리카드도 레프트 나경복·리베로 이상욱 등 팀의 주축들이 피로한 몸을 이끌고 다시 팀에 합류했다. 여자부도 1·2위인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이 이재영·이다영 자매와 센터 양효진, 리베로 김해란 등 팀 주축들을 대표팀에 보냈다. 강소휘 1명만이 대표팀에 다녀왔고 공·수 안정된 레프트 이소영이 부상에서 돌아오는 GS칼텍스가 조금 사정이 나은 편이다.

각 팀이 선수들의 컨디션을 얼마나 빠른 시일내에 끌어올릴 수 있느냐, 대표 차출 선수들의 컨디션 저하를 대비하기 위한 카드가 얼마나 잘 마련됐느냐도 당장의 승부뿐 아니라 앞으로의 선두다툼을 가를 수 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