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지도가 바뀌게 됐다. 중부 안드라프라데시주에서 텔랑가나주가 분리돼 인도의 새로운 주가 됐기 때문이다. 텔랑가나주가 14년간의 분리 움직임 끝에 2일 0시(현지시간)부터 인도의 29번째 주가 됐다고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이 보도했다. 언론들은 텔랑가나의 주도(州都)가 된 하이데라바드엔 텔랑가나주 분리를 주도한 지역 정당인 ‘텔랑가나 라쉬트라 사미티(TRS)’의 상징색인 분홍색 풍선이 시내에 가득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26일부터 주정부가 구성됐고, 2일에는 주 총리를 포함한 주 정부 요인들이 발표됐다.

텔랑가나주는 인도의 ‘힌디어-벵갈어’ 이외 지역에서 이뤄진 첫 지역 분리다. 인도의 행정구역은 주로 같은 언어를 기준으로 묶였다. 안드라프라데시주와 텔랑가나주는 텔루구어를 사용하는 지역이다. 자와할랄 네루 초대 총리는 분리주의 대두를 우려해 언어에 따른 지역 구분에 반대했다. 그러나 빗발치는 여러 지역의 독립 요구와 소요 사태 끝에 중앙정부는 1956년 안드라프라데시주를 비롯해 같은 언어를 쓰는 지역들을 각각 ‘한 주’로 묶었다. 텔랑가나 지역은 하이데라바드를 포함한 하이데라바드주의 일부였지만, 기존의 안드라주와 함께 안드라프라데시주가 됐다.

텔랑가나주 분리를 지지해온 인파가 2일 하이데라바드에 모여 텔랑가나주 출범을 기뻐하고 있다.  하이데라바드|AFP



그러나 안드라프라데시주에서 북부 내륙에 속한 텔랑가나 지역은 해안 지방보다 발전이 더뎠다. 데칸 고원에 걸친 텔랑가나 지역은 물을 끌어와 관개 사업을 하기가 어려웠다. 중앙정부는 텔랑가나의 하이데라바드를 정보통신(IT) 중심지역으로 육성했다. 그러나 하이데라바드만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 유명 기업들을 유치했을뿐, 주변 농업 지역의 발전은 더뎠다. 텔랑가나주는 인도에서 가장 빈곤한 지역이 됐다.

문화권도 다른데다 발전이 더딘 텔랑가나 지역은 꾸준히 지역 분리를 요구했다. 2001년엔 아예 지역 분리를 주장한 정당 TRS가 만들어졌고, 꾸준한 요구 끝에 지난 2월 상원·하원에 분리 독립안이 통과됐다. TRS의 대표 찬드라세카르 라오는 2일 주 총리직에 올랐다. TRS 주요 인사들도 정부 요직에 임명됐다.

그러나 반대도 꾸준했던 만큼 텔랑가나주 분리의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우선 행정적인 혼란이 우려된다. 하이데라바드는 아직 텔랑가나주와 안드라프라데시주의 공동 주도다. 안드라프라데시주가 새 주도를 찾기까지 하이데라바드는 10년 동안 공동 주도로 남는다. 텔랑가나주가 워낙 빈곤한 탓에 하이데라바드의 발전에도 지역 경제가 활성화될지는 의문이다. 또한 인도 독립 초반의 파키스탄·방글라데시 같이 아예 새로운 독립 요구도 나올 수 있다고 BBC가 전했다. 스리랑카는 종교·민족 차이로 인도에서 분리됐다가, 자국 내에서 타밀족과의 내전을 겪기도 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