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갈등 겪는 주변국에 손 내밀어
ㆍ‘자극’ 나선 아베 행보와 대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아시아의 패권을 겨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모디 총리가 리커창 중국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시 주석을 인도에 초청했다고 힌두스탄타임스가 30일 보도했다. 신문은 리 총리가 29일 모디의 당선을 축하하기 위해 건 전화에 모디가 이같이 답했다며 시 주석은 올해 말에 인도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오는 7월 브라질에서 열릴 브릭스(BRICS) 정상회의 때 모디와 만날 예정이지만, 취임 후 지금까지 인도를 방문한 적은 없다.

모디가 총리가 되면 인도와 주변국들 간 갈등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인도는 파키스탄·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여왔으며,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모디가 아시아의 패권을 놓고 중국과 겨룰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총선 내내 ‘강한 인도’를 주장하고 경기 부양을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에 모디는 ‘인도의 아베 신조’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모디의 초반 행보는 이 같은 우려를 불식할 뿐 아니라 아베 총리의 초반과 다르다. 크고 작은 갈등을 겪은 주변국에 먼저 손을 내밀고 있다. ‘숙적’ 파키스탄의 나와즈 샤리프 총리와 지난 27일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시 주석에게 먼저 인도 방문을 요청했다. 2012년 12월 총리가 된 이후 주변국을 자극했던 아베와는 대조된다.

이런 행보는 모디의 경제정책과도 관계가 있다. 구자라트주 총리 당시 지역경제를 발전시킨 모디는 국민들의 경제성장 열망을 등에 업고 당선됐다. 그의 경제성장책 ‘모디노믹스’에는 해외 기업과 외국의 투자, 무역 채널 안정화가 필수적이다. 이런 이유로 모디는 투자 유치를 위해 갈등 우려를 줄이고, 주변국과 무역 활성화에 합의해야 한다. 샤리프와의 회담 때도 양국 간 무역 활성화가 주로 논의됐다.

모디의 경제 발전은 강한 일본과 경기 부양을 내세운 ‘아베노믹스’와는 다르다. 엔화가치 하락을 위해 엔화를 무제한 찍어낸 아베의 정책은 환율전쟁을 일으킨다는 비판을 감수해야 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차 세계대전 전범의 외손자인 아베와 달리 모디 개인은 주변국과의 과거사에서 빚을 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