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조쉬 린드블럼이 지난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키움과의 경기에서 5회초를 무실점으로 막고 엄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잠실 이석우 기자

 

2019 KBO리그 정규시즌도 막바지에 다다랐다. 리그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왕을 가려야 할 시간이 다가온다. 수상의 영광은 한국시리즈가 모두 끝난 뒤 얻게 되지만, 그 판가름은 가을야구 초입에서 난다.

‘스포츠경향’은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 종료에 맞춰 해설위원 12명에게 예상 MVP 및 신인왕과 선정 이유를 들었다. 선두싸움은 치열하고 예측불허지만,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보인 선수들의 이름은 그에 비해 어렵지 않게 압축됐다. 후반기 막판 잠시 주춤해도, 그 임팩트를 능가할 대적이 없던 탓이다.

해설위원 12명 중 절반이 넘는 7명이 두산 조쉬 린드블럼(32)을 MVP로 지목했다. 25일 현재 20승3패로 다승 1위, 승률 1위(0.870)를 달리고 있고, 탈삼진(186개)까지 3개 부문 1위를 사실상 예약했다. 마지막 등판 결과에 따라 현재 양현종(31·KIA)이 이름을 올린 평균자책 1위 자리도 뺏을 수 있다.

전반기에도 린드블럼은 이견없는 유력 MVP로 꼽혔다. 다만 20승 고지를 밟은 뒤 잠시 주춤했다. 이후 네 번의 등판에서 6이닝씩을 버텼지만 2패만 안았다. 1점대 평균자책 진입도 가능해보였지만 지난 16일 잠실 키움전 7.1이닝 6실점 부진으로 1위 자리도 내줬다.

그럼에도 여전히 린드블럼은 리그 최고의 선수로 꼽혔다. 안경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이닝수, 탈삼진, 다승,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모두 압도적”이라며 “선발투수 WHIP 0.97은 1994년 정민철 이후 처음이다. 워낙 압도적인 시즌을 보냈다”고 말했다. ‘20승 투수’라는 상징성도 컸다. 봉중근 KBS N 해설위원은 “강팀에서 뛰었더라도 20승의 의미는 절대 작게 봐서는 안된다”고 했다.

여느 MVP 투표 때처럼 팀 성적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비록 린드블럼이 9월 잠시 주춤했으나, 8월 두산이 17승7패(승률 0.708)로 압도적인 상승세를 탈 때 린드블럼은 평균자책 2.57로 4승을 따냈다. 두산이 주춤할 때도 린드블럼은 ‘연패 스토퍼’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김재현 SPOTV 해설위원은 “양현종의 성적도 좋았지만, 두산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린드블럼의 팀 공헌도가 높다”고 말했다.

전반기 설문 때는 선두를 달리던 SK의 선수들이 린드블럼의 대항마로 떠올랐으나, 시즌 종료 시점에서는 NC 양의지(32)가 떠올랐다. 12명 중 3명이 지지한 양의지도 25일 현재 타율(0.359), 출루율(0.443), 장타율(0.586) 1위에 오른, 또다른 다관왕 후보다.

지난해 최하위였던 NC가 양의지 영입과 함께 가을야구 무대에 복귀한 점은 가산점 요인이 됐다. 이순철 SBS 해설위원은 “젊은 투수들에게 어느 상황에서 어떻게 투구해야할지를 포수로서 가르쳤다. 기록에 나오지 않은 부분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수비와 투수 리드는 ‘20승 투수’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자주 출전하는 야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 대단하다”라고 말했다.

장성호 KBS N 해설위원은 “공·수·주에서 모두 좋은 모습을 보였다”며 키움 김하성(24)을 지목했다. 정민철 MBC스포츠+ 해설위원은 양현종을 꼽으며 “개인적으로 FIP(수비무관 평균자책)을 중요시한다. 린드블럼(2.91)보다 양현종이 2.65이 낮은데, 잠실구장, 팀 수비 등을 고려하면 양현종이 더 뛰어났다고 본다”고 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