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의 최대 승부처인 호남지역 권리당원 투표율이 경선을 마친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민주당 정치 고관여층이 많다고 알려진 호남 권리당원들의 저조한 경선 참여는 후보 간 네거티브전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민주당 홈페이지를 보면, 전날부터 이날까지 진행된 전북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율은 35.69%였다. 대전·충남, 세종·충북, 대구·경북, 강원, 광주·전남 등 앞서 진행한 4개 지역의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율과 비교하면 가장 낮은 수치다. 전날 끝난 광주·전남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율도 40.29%에 그쳐 하위권이었다. 대전·충남은 37.25%, 세종·충북은 41.92%, 대구·경북 63.08%, 강원 44.13%를 각각 기록했다.
광주·전남 권리당원들은 23~25일, 전북은 24~26일 자동응답방식(ARS) 투표를 추가로 진행한다. ARS보다 앞서 진행된 온라인 투표율은 각 지역 투표 추세를 거의 그대로 반영해왔다.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율이 가장 낮았던 대전·충남의 경우, 대의원 투표를 모두 포함한 전체 투표율도 48.40%로 순회 경선을 마친 4개 지역 중 가장 낮았다. 전체 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대구·경북(72.57%)이었는데, 이 지역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율도 63.08%로 가장 높았다.
지역 순회경선 전체 투표율은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율보다 9~12%포인트 정도 높았다. 이런 추세라면 광주·전남 및 전북지역 전체 투표율도 50% 안팎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 호남 권리당원들은 민주당에 관심이 크고 전략적 선택을 하는 정치 고관여층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감안하면 호남대전으로 불린 호남 지역 순회경선에서 정작 지역 지지자들의 관심도가 떨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해당 지역 투표가 추석 연휴 기간 시작된데다 코로나19로 인해 선거운동이 제한된 점이 투표율을 낮춘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더해 후보들 간 네거티브전도 경선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린 요소로 보인다. 이재명 경기지사 캠프 정진욱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광주·전남의 높은 정치의식에 비해 낮은 투표율”이라며 “지역정가에서는 낮은 투표율의 큰 원인으로 유권자들이 네거티브에 대해 식상해하고 있다는 점을 꼽는다”고 밝혔다.
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 19일 열린 호남지역 방송국 합동 TV 토론회부터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공격하고, 이 지사의 ‘수박’이란 표현이 광주 민주화 운동 사망자를 비하하는 극우세력의 언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지사 측은 이 전 대표 측이 “야당의 공세를 반복하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네거티브전과 낮은 투표율이 어떤 결과를 나을지는 미지수이다. 이 지사 캠프 소속 한 의원은 “현장에서 이 전 대표 측의 네거티브가 ‘민주당답지 않다’고 보는 사람들이 투표에 나서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캠프 소속 한 의원은 “대장동 의혹은 호남 지역 당원들이 이 지사 지지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경선 흥행을 위해 지역 출신 이 전 대표가 득표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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