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교류 더 활성화돼야” 목소리
“선수들 중에도 평양을 가본 적 없는 이들이 있습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한창이던 지난달 27일, 인도네시아 팔렘방에서 카누 드래곤보트(용선) 남북 단일팀 취재를 마치고 자카르타로 돌아가는 길에 들었던 흥미로운 이야기다. 옆자리에 앉았던 북측 체육계 관계자가 대화 중에 이 같은 말을 전했다.
1시간가량의 비행시간 동안 의례적인 인사말을 나누던 도중 그는 “용배(용선의 북측 표현)에 탄 선수들은 대부분 시골에서 자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마 이번 아시아 경기대회에 단일팀 일원으로 참가하는 차에 평양에 처음 와 본 선수들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측 카누 선수들, 특히 여자 선수들은 아시아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는 들었지만 개별 선수들의 출생지나 선수 경력은 대부분 베일에 싸여 있었다. 용선 단일팀 남측 관계자들도 북측 선수 및 관계자들을 만나기 전까지 관련 정보를 거의 알 수 없었다. 평양을 비롯한 각 지역 대도시에서 태어났거나, 훈련을 했으리라 추측만 할 정도였다. 북측 관계자의 설명은 그래서 기억에 남았는지도 모른다.
실제 현장에서 지켜본 북측 선수들의 모습은 듣고 짐작해왔던 것들과는 조금 달랐다. ‘위대한 장군님’에 대한 찬사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선수들이 보다 감정을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용선 단일팀 남자 선수들의 경기를 여자 선수들이 함께 응원하는 장면도 그랬다. 훈련기간이 짧았던 탓에 남북 선수들 사이의 어색함이 완전히 풀렸다고 보기는 어려웠지만, 메달을 딴 북측 남자 선수들에게 남측 여자 선수들이 먼저 다가가 격려하는 모습은 자연스러웠다.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선수들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것과 사뭇 달랐다.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는 선수가 ‘아오지 탄광으로 끌려간다’는 웃을 수만은 없는 우스갯소리도 있었지만, 북측도 나름의 체계를 통해 선수들을 선발 및 훈련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성적을 못 낸 선수들에 대한 노역보다는 다음 대회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나름의 조치들이 있는 셈이다.
북측 선수들을 지도해 본 남측의 코칭스태프들은 종목을 막론하고 북측 선수들의 체력이 뛰어나지만 실전 경험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남북 체육 교류가 더 활성화되고 서로에 대한 정보가 공유되면 서로에게 윈윈이 될 것이라는 것도, 국제 무대에서 코리아의 존재감은 더 커질 수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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