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민주당 대선 주자들 “윤, 검찰권력 사유화”
이재명 “사실 땐 옛 국정원처럼 정치공작 사건”
이낙연 “국가 사정기관을 시정잡배로 전락시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후보(왼쪽에서 두번째)가 2일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총장 재임시절인 지난해 4월3일 여권 정치인들과 기자들을 고발해달라고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 사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2일 더불어민주당과 대선 주자들은 “검찰권력 사유화” “정치공작”으로 이번 사건을 규정하면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여권은 이를 위해 법무부 감찰을 비롯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집,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국정조사 등을 요구했다.

김진욱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의혹 제기만으로도 대단히 엄중한 사안”이라며 “윤석열 검찰이 정치인과 언론인에 대해 고발을 사주하는 행위가 있었다면 이는 정치공작이다. 윤 전 총장의 명확한 해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열린민주당 소속 강경 개혁파 의원 모임인 ‘처럼회’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검찰이 야당과 획책하려던 공작수사의 마각이 드러났다. 이는 일회성 정치 공작의 수준을 넘어 수사권과 기소권을 이용해 대권을 찬탈하려는 검찰권 사유화와 검찰 쿠데타의 서막으로 여겨진다”며 “대권을 찬탈하기 위해 전두환이 휘두른 칼도 합수부가 가진 무소불위의 수사권이었다”고 밝혔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보도가 사실이라면 옛날 국정원(국가정보원)에서나 있음직한 정치공(작) 사건이 터진 거다”라고 밝혔다. 신동근 민주당 의원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권력의 사유화가 국가를 멍들게 하는지 치떨리게 실감했다”며 “윤석열 후보가 검찰권력 사유화라는 국기문란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되는 현실이 기가 막힐 따름”이라고 SNS에 밝혔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도 SNS에 “수사권 가지고 보복하면 깡패라던 윤석열 전 총장, 정작 깡패는 가까이 있었던 것은 아닌가 싶다”며 “국민이 아닌 사리사욕을 위해 검찰권을 오남용했다면 삼류 깡패에 불과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대선 주자들도 가세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SNS에 “만약 사실이라면 명백한 검찰 쿠데타 시도다. 검찰총장이 권력을 사유화해 정권을 흔든 것도 모자라 총장 부인의 보도를 막기 위해 정치공작을 벌였다는 의미”라며 “(윤 전 총장은) 겉으로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말했지만, 검찰 전체를 본인에게 충성하는 조직으로 전락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법무부는 당장 진상조사에 나서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국정조사든 공수처 수사든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진실을 명명백백 밝혀야 한다”고 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긴급 회견을 열고 “윤석열 검찰의 행태는 검찰에 대항하면 없는 죄도 만들겠다는 타락”이라며 “그들은 국가 사정기관의 격을 시정잡배와 다를 바 없는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그런 윤석열 검찰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를 소집해 향후 대응을 논의해야 한다”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와 국정조사 등 강력한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법무부 장관 시절 윤 전 총장과 대립했던 추미애 전 장관도 SNS에 “조국 전 장관 일가 수사도 같은 방식의 공작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며 “윤석열 검찰은 정치검찰이 저지를 수 있는 악행의 극단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SNS에 “어물쩍 넘어가기에는 보도의 내용이 너무 소상하고 구체적”이라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정원에서도 종식된 정치공작이 검찰에서 벌어졌다”고 했다. 박용진 의원은 김정현 캠프 공보단장 명의의 논평을 통해 “당사자가 실명으로 등장한 이상 검찰은 검찰 조직의 명예를 걸고 사실관계를 밝혀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두관 의원은 SNS에 해당 의혹을 “늑대 3마리가 아기돼지 11마리에게 피해를 당했다고 여우를 시켜 고발장을 대리 접수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이런 천인공노할 사건을 저지르고도 대선후보가 되겠다고 한다면 국민 모독이자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에 대한 모독”이라고 밝혔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