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KBO리그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각 팀의 순위가 점차 굳어져가는 상황에서도, 2위 싸움의 승자는 예측하기 어렵다. 추석연휴 기간인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키움과 두산은 세 차례나 2·3위 자리를 맞바꿨다.
두 팀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은 그래서 포스트시즌을 방불케했다. 공교롭게 양 팀의 외인 에이스들이 나란히 선발 마운드에 올라 경기장의 분위기를 더욱 돋웠다. 양 팀이 9월들어 나란히 타격 침체를 겪고 있어 타선의 집중력이 여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결국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양 팀의 맞대결에서 키움이 타선의 집중력을 발휘해 웃었다. 키움은 8회에만 4점을 몰아낸 끝에 두산에 6-3 역전승을 거두고 83승55패1무(승률 0.601)로 2위 자리를 지켰다. 두산은 3연패에 빠지며 79승54패(승률 0.594)가 돼 2위 키움과의 승차가 1.5경기로 벌어졌다.
1회초 키움이 2사 3루에서 박병호의 좌익선상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았으나, 두산은 4회말 역전에 성공했다. 무사 1루에서 오재일의 땅볼을 키움 2루수 김혜성이 병살처리하려다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다. 이어진 1사 만루에서 박세혁이 1루 땅볼로 1-1 동점을 만든 두산은, 키움 선발 에릭 요키시의 폭투와 두산 김인태의 좌전 적시타를 엮어 3-1까지 달아났다.
20승 투수 두산 조쉬 린드블럼을 상대한 키움 타선은 6회초 박병호의 솔로포로 추격했다. 그리고 8회, 투구수 90개를 넘긴 린드블럼을 공략했다.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만든 무사 만루에서 박병호가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동점을 만들었다. 최근 불펜이 난조를 보였던 두산이 선뜻 린드블럼을 내리지 못한 사이, 제리 샌즈가 우익수 앞에 뚝 떨어지는 역전 1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타점 선두였음에도 앞선 9월 10경기에서 타율 0.150(40타수 6안타)에 그쳤던 샌즈에게는 부진을 씻는 한 방이기도 했다.
이어진 1사 1·3루에서 뒤늦게 바뀐 투수 윤명준이 폭투를 범했고, 이어 장영석의 우전 적시타가 나오며 키움은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장영석의 적시타 때 홈을 밟은 샌즈는 시즌 100득점-100타점을 동시달성하는 기쁨도 함께 누렸다. 두산은 8회말 선두타자 오재일이 볼넷을 골라 나갔으나 호세 페르난데스가 2루수 앞 병살타를 쳐 기회를 무산시켰다. 키움 김상수는 8회말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시즌 37홀드를 기록해, 2015년 안지만(삼성)이 기록한 한 시즌 최다 홀드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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