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59·사진)가 종합소득세 신고를 5년간 누락하다 후보자 검증 시작 후 뒤늦게 납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야당은 기존 부동산 특혜, 어머니 의료급여 부정수급 등 잇단 도덕성 하자가 드러난 김 후보자 자진사퇴와 박근혜 대통령의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청와대는 “임명 못할 정도의 문제는 없다”며 ‘임명 강행’ 기류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은 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가 2010·2011년 두 해 종합소득세를 (장관 후보자 검증을 진행한) 2016년 5월17일에야 납부했다”며 “5~6년간 국민의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김 후보자가 1988년 연고가 없는 세종시 금남면 임야 1028㎡를 샀다가 2003년 되판 것을 두고 투기 의혹도 제기됐다. 김 후보자는 “퇴임 후를 대비한 투자 목적”이라고 답했다. 더민주 김현권 의원은 “김 후보자가 농협은행에서 받은 대출금리가 연 1.42%다. 1만명 중 3명만 받을 수 있는 금리”라며 “고위공직자가 ‘별나라 이자’를 쓰는데 농민들이 울화통 터지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농해수위는 청문회 후 야당 단독으로 ‘부적격 다수’ 의견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더민주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인사검증이 이 정도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원내정책회의에서 “대통령은 우 수석을 구하고 싶으면 김 후보자 지명을 취소하라”고 말했다.


ㆍ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아파트 청문회’

ㆍ야 “7년간 헐값 전세…2억원 싸게 산 용인 아파트 의심”
ㆍ‘노모 궁핍 방치’ 지적에…김 “수시로 방문, 생활비 지원”

<b>무슨 말?</b>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왼쪽)가 1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과 대화를 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biggun@kyunghyang.com

무슨 말?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왼쪽)가 1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과 대화를 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biggun@kyunghyang.com

1일 국회에서 열린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59)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아파트 청문회’였다. 김 후보자는 아파트 전세·매입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특혜’ 의혹에 대해 “몰랐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은 일을 한 데 대해 송구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김 후보자의 명확하지 않은 해명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세균 국회의장 발언에 항의해 여당 의원들이 의사 일정 전체를 보이콧함에 따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오후부터는 단독 청문회를 진행한 뒤 ‘부적격 다수’ 의견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야당 의원들은 2007년 경기 용인시 수지의 93평 아파트에 시세보다 낮은 전셋값(1억9000만원)으로 들어가 7년간 인상 없이 지낸 의혹, 2001년 용인시 88평 아파트를 시세보다 2억1000만원 낮은 가격에 매입하는 과정에서의 특혜 의혹 등을 질의했다. 김 후보자는 “수지 93평 아파트는 거주 당시 미분양이 많아 전셋값이 쌌다”고 해명했다. 88평 아파트에 대해서는 “실평수 기준 62평 연립주택”이라며 “이곳도 미분양이 많아 건설사가 밝힌 가격대로 샀다”고 답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은 “공직자윤리법에는 ‘이해충돌 방지의 의무’가 명시돼 있다”며 “후보자가 영향력으로 혜택을 본 것으로 의심될 행위는 사전에 피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모친이 차상위계층으로 분류돼 건강보험에서 10년간 2500만원의 의료급여 지원을 받은 부분도 야당 의원들의 공격 대상이 됐다. 더민주 김철민 의원은 “해당 지역 주민들은 후보자가 모친에게 관심이 없었다고 증언했다. 60~70대가 많은 농민들이 후보자를 어떻게 생각할지 의문”이라며 “후보자가 모친의 궁핍한 생활을 방치한 것은 아닌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모친의 의료비 지원을 파악하지 못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다. 행정기관에서 걸러지지 않은 것이 의아스럽다”며 “수시로 어머님 댁에 모시러 가고 저와 동생이 생활비를 지원했다”고 답했다.

야당 의원들은 “후보자에 대한 청와대의 인사검증 기간에 드러나지 않던 의혹들이 후보자 내정 후 짧은 시간 내 드러났다”며 정부의 장관 후보자 검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새누리당 이양수 의원은 “몰랐다는 식으로 일관하지 말고 본인만 특혜를 받은 게 아니라는 확실한 근거를 제시하면 될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한 의원들이 문제가 아니다. (후보자가) 애매모호한 해명으로 일관하니 청와대 인사검증 문제가 불거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김 후보자 사퇴와 박근혜 대통령의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더민주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면 해임건의안을 비롯해 ‘여소야대’에서 야권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은 “그렇게 살아오고도 국정 책임자가 되겠다는 것은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고 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윤승민·조미덥 기자 mean@kyunghyang.com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