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김혜성이 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SK와의 경기에서 9회말 끝내기 안타를 치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고척 이석우 기자

 

SK 선두 질주의 일등공신은 서진용-김태훈-하재훈으로 이어지는 필승조였다. 6회초 2-3에서 4-3으로 역전한 뒤 6회말 수비 때 등록한 모든 야수를 투입한 것은, 1점차 리드도 필승조로 지킬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선택 같았다.

6회말 SK 마운드에 정영일이 섰을 때 내야진의 잇단 수비가 어려운 타구를 잘 처리해 실점을 막으면서 이 승부수는 통하는 듯 했다. 특히 2사 2루에서 바뀐 유격수 안상현이 김하성의 빠른 땅볼 타구를 슬라이딩해 잡아냈을 때가 압권이었다. 내야안타로 기록되긴 했지만, 김하성이 공을 외야로 흘려보냈다면 2루주자가 홈인해 동점이 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7회부터 나온 SK 필승조를 키움 타선은 두드렸고, 끝내기 역전승까지 이끌어냈다. 키움은 7회말 서진용을 상대로 2사 후 송성문의 2루타, 박동원의 볼넷으로 1·2루를 만들었다. 바뀐 투수 김태훈이 임병욱을 삼진처리해 실점은 막았지만, 이닝 중간 투수 교체를 지양하던 SK의 투수 기용이 조금씩 틀어졌다.

키움은 8회말 서건창의 안타와 이정후의 볼넷으로 2사 1·2루 기회를 만들었다. SK는 김태훈을 이닝 끝까지 밀어부치려했다. 다시 이닝 중간 교체는 하지 않으려는 것 같았다. 하지만 여기서 박병호가 좌측 외야 깊숙한 곳까지 이르는 2루타를 터뜨렸고, 2루주자가 홈을 밟아 기어이 4-4 동점을 만들었다.

SK는 마무리 하재훈을 내 이어진 2사 만루에서 추가실점을 막았지만, 분위기는 이미 키움쪽으로 넘어갔다. 이재원에 최항, 김성현 등 수비보다 방망이가 뛰어난 야수들은 이미 교체되고 없는 상황. 키움은 9회말 끝내 재역전해 경기를 승리로 매조지었다. 박동원이 하재훈을 상대로 좌전안타로 출루했고, 임병욱이 희생번트로 대주자 김규민을 2루에 보냈다. 이어 김혜성이 우중간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고, 김규민이 홈을 밟아 경기는 5-4 키움의 승리로 끝났다.

키움은 선두 SK를 상대로 값진 승리를 거뒀다. 앞서 두산이 KT를 3-1로 꺾어 이날 패하면 승차없이 3위로 추락할 위기에 몰렸으나 기사회생했다. 금요일 경기 7연승이라는 기분좋은 기록도 이어갔다.

고척|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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