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지역 순회 경선이 한 달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지지도 1·2위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각자의 지지율 목표치 달성에 주력하고 있다. 이런 경쟁이 네거티브 공방으로 비화되자 이 지사가 나서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하고 이 전 대표가 호응했다. 다만 검증과 네거티브의 경계가 모호하고 캠프 별로 경선 판도를 바꿀만한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아 네거티브의 불씨는 남은 상태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들을 보면 민주당 지지층 중 이 지사 지지도는 40~50%대였다. 지난 5일 한국갤럽 정례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의 이 지사 지지도는 46%였고, 지난 4일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 기관이 공동 조사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는 53%, 지난 1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와 TBS의 공동 여론조사에서는 48.4%를 각각 기록했다. 같은 조사에서 이낙연 전 대표의 민주당 지지층 내 지지도(한국갤럽 28%, 엠브레인퍼블릭 등 23%, KSOI-TBS 36.0%)은 이에 못미쳤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런 여론조사들을 바탕으로 이 지사 측은 민주당 경선에서 최소 45%의 지지도 확보를 목표로 한다. 이 지사 측근 관계자는 “45% 정도 지지도면 2위 후보와 결선 투표를 치러도 5% 이상 추가 표를 얻어 충분히 이길 것으로 본다”며 “최근 박주민 의원과 이근형 전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을 캠프에 영입하면서 친문과의 거리를 좁히고 지지도도 넓힐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 전 대표 측은 여론조사에 따라 1위인 이 지사와의 지지도 격차가 다르지만, 전국 순회 경선에 앞서 격차를 7~10%포인트로 줄이면 역전도 가능하다고 기대한다. 이 전 대표 측은 다음달 4일 순회 경선이 시작되기 전 TV토론 등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 이 지사의 거침없는 발언이 이 전 대표의 안정감과 대비돼 지지도 차가 줄어든다면, 순회 경선 기간 ‘비이재명’ 표를 흡수한 후 결선 투표를 치러 막판 뒤집기를 한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지지도 확보에 대한 각 캠프의 계산은 양강 주자 간의 네거티브 공방으로 이어졌다. 완벽하게 다듬어지지 않은 핵심 정책을 경선 초반 미리 선보이지 않겠다는 계산과 맞물리면서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백제 발언’,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찬반 논란’ 등을 놓고 소모적인 네거티브에 공력을 쏟았다.
과열된 네거티브가 지지자들의 피로감을 일으킨다는 당 안팎의 우려가 커지자 이 지사는 8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했다. 이 지사는 “지역 순회 중에 ‘민주당이 집안싸움 너무 심하게 한다’는 쓴소리를 많이 들었다”며 “다른 후보님들에 대해 일체의 네거티브적 언급조차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 측은 네거티브 공방이 본선에서의 ‘원팀’ 구성을 방해한다는 지지층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한편 이 전 대표 측이 ‘백제 발언’ ‘음주운전 재범 논란’으로 공세에 나섰음에도 지지율 구도가 크게 바뀌지 않아 추가 네거티브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 캠프 한 중진의원은 “상대 후보는 네거티브 공세로 이 지사를 자극해 실수를 유발하려 한다”면서도 “상대 측도 과거 제기된 의혹을 반복하는 등 한계가 왔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늦었지만 환영한다”면서도 “본선 경쟁력을 위해 정책과 자질검증에 집중하자”고 밝혔다. 다만 이 전 대표 캠프 상임부위원장인 신경민 전 민주당 의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지사도 음주운전 벌금이 왜 150만원이 나왔는지, 경기도 홍보비 및 특채 비리 등에 대해 해명하고 한달간의 네거티브 공세에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 캠프 전략 담당인 민형배 의원도 이날 SNS에서 이낙연 캠프 선대위원장인 설훈 의원이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이 지사가 본선 후보가 된다면 장담이 안된다”고 말한 것을 두고 “‘경선 불복’을 꺼내 들었다”고 비판하는 등 캠프 간 공방은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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