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정우람, LG 정찬헌, 두산 함덕주… 상위권 팀의 마무리 투수들이 전반기 돋보이며 올 시즌 KBO리그 세이브 부문 상위에 올랐다. 그러나 성적을 뜯어보면 후반기 각광받는 마무리 투수들은 이들이 아니다. 시즌 도중 급작스레 마무리로 낙점받은 투수들이 후반기 팀의 상승세도 함께 좌우하고 있다.
SK 신재웅은 지난 5일 잠실 LG전에 나와 1.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시즌 10번째 세이브를 따냈다. SK가 12-3으로 크게 이겼지만, 신재웅이 마운드에 오른 8회말 2사까지도 SK는 겨우 6-3으로 석점차 리드하고 있었다. 게다가 8회말 2점을 연거푸 내줘 쫓기는 상황. 신재웅은 8회 한 타자를 뜬공으로 잘 막아 팀의 9회초 대량 추가 득점의 발판을 놓고 본인도 9회말을 잘 막아 세이브를 챙겼다.
마무리였던 박정배가 부진하자 시즌 도중 그 자리를 대신한 신재웅은 어느새 두자릿수 세이브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도 1.40으로 낮다. 특히 후반기에는 6.1이닝을 던지는 동안 자책점을 하나도 내주지 않는 짠물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이 1.26으로 ‘특급’ 수준은 아니지만 실점까지 이어지는 것은 어떻게든 막고 있다.
같은 날 광주에서 두산을 상대로 세이브를 거둔 윤석민(KIA)도 후반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이닝 동안 안타 1개를 맞긴 했지만 팀의 6-3 승리를 지켜 시즌 7번째 세이브를 따낸 윤석민은 후반기 5경기에서 벌써 4세이브를 추가했다. 후반기 WHIP는 0.50에 불과하다. 김세현·임창용 등 베테랑 마무리 투수들이 모두 부진하는 등 흔들렸던 KIA 불펜에서 대체 마무리 윤석민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이면서 KIA는 5위 도약의 꿈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4~5일 한화와의 대전 2연전에서 연속 세이브를 따낸 NC 이민호의 기세도 예사롭지 않다. 후반기 8경기에 나와 2승·5세이브. 평균자책점도 1.74로 낮다. 역시 특급 마무리 임창민이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을 일찌감치 마치는 악재가 이민호에게 ‘마무리 기회’로 찾아왔다. NC도 이민호의 분전과 함께 후반기 한 층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어느덧 9위 KT와의 승차를 2게임까지 좁혀 탈꼴찌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반면 잘 나가던 상위권 마무리들의 최근 모습은 조금 아쉽다. 정우람은 후반기 자신의 시즌 최다 세이브 타이기록인 30세이브 고지를 밟았지만, 전반기 이어가던 무패행진을 마감하고 후반기에만 3패했다. 이민호가 세이브를 따냈던 5일 경기에서 정우람은 9회초 8-8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박석민에게 결승 2점 홈런을 허용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후반기 피안타율이 3할9푼1리, WHIP는 1.88에 이르고 평균자책점도 10.13까지 치솟았다.
LG의 연패 중 불펜의 위안거리였던 마무리 정찬헌은 5일 SK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3-6으로 뒤진 9회초 등판해 5타자에게 안타 4개를 맞았다. 이어 던진 투수가 정찬헌이 내보낸 주자들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며 4실점으로 무너졌다. 불펜의 부진 때문에 후반기 골머리를 앓고 5위권 팀들의 추격권까지 진입한 LG는 정찬헌의 부진이 일시적인 현상이길 바랄 뿐이다.
물론 반전의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넥센 마무리 김상수는 후반기 짧은 시간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후반기 7경기에서 6.1이닝 동안 6점을 내주긴 했지만, 지난달 31일부터 한 주동안 팀이 치른 5경기에서 3세이브를 따냈다. 3이닝 동안 볼넷 하나만 내줬을 뿐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반등했다. 넥센도 마무리가 살아나며 삼성에게 내줬던 5위 자리를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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