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준결승 한국-베트남전을 앞둔 29일 인도네시아 치비농 파칸사리 스타디움은 경기 시작 한 시간 전인 오후 3시(현지시간)부터 양 국의 응원 열기로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양 국이 모두 유니폼 메인 컬러가 붉은색인 탓에 붉은색 티셔츠를 입은 양 국 응원단이 서로 뒤섞인 채 경기장에 들어섰다. 베트남 응원단이 큰 북과 나팔을 불고 경기장에 대형 국기를 걸었다. 한국 응원단도 ‘대~한민국’ 구호를 외치며 맞불을 놨다. 한 베트남 팬은 병역 문제가 걸려있는 손흥민(26·토트넘)을 자극하려는 듯, 군인 사진에 손흥민 얼굴을 합성한 팻말을 들고 경기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베트남 응원단들은 축구 대표팀을 사상 첫 아시안게임 준결승으로 이끈 박항서 감독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커보였다. 친구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회사원 차우(22)는 “박 감독은 베트남 대표팀에 자신감을 심어줬다. 그간 이기지 못했던 일본도 꺾고 시리아마저 물리쳤다”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의 골키퍼 부이 티엔둥(21), 공격수 은구옌 반토안(22)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어려운 경기가 되겠지만 베트남이 한 골차로 승리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 팬들도 승리를 자신했다. 여름방학의 끝자락에서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인도네시아를 찾았다는 대학생 김희원(19)·한채연(19)·박지우씨(19)는 “8강전부터 경기장을 찾아 한국팀을 응원했다. 오늘 경기도 한국이 2-0으로 승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채연씨는 “손흥민 선수를 가장 응원하지만, 8강 우즈베키스탄전 활약을 보고 황의조·황인범 선수의 응원 팻말도 호텔에서 부랴부랴 만들었다”며 직접 제작한 손팻말 여럿을 들어보였다. 김희원씨는 “어려서부터 축구를 좋아했지만, 베트남의 박항서 감독은 2002 월드컵 때 코치를 했다는 것 정도로 알고 있다”며 “베트남 선수들이 8강전에서 경고를 5번 받았다고 하더라. 거친 경기가 될지 모르는데 우리 선수들도 다치지 않고 잘 싸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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