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프로야구 롯데-KT전. 연장 12회까지 3대 3 무승부를 기록한 양 팀 선수들이 인사하고 있다. 수원 연합뉴스

 

“‘사람 좋으면 꼴찌’라는 게 무슨 말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이강철 KT 감독은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LG전을 앞두고 전날 경기를 복기하며 이렇게 말했다.

KT는 수원 홈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연장 12회 접전 끝에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0-3으로 뒤지던 8회말 황재균이 극적인 동점 3점 홈런을 쳐 3-3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연장 10회말과 12회말, 1사 만루 기회를 두번이나 잡았다. 한 점만 내도 승리할 수 있었으나, 두 번의 기회가 모두 무위로 돌아가 KT는 아쉽게 승리를 놓쳤다.

이강철 감독은 연장에서 맞은 두 번의 득점 기회도 아쉬워했으나, 선발 김민수를 빼는 타이밍도 쉬이 잊지 못했다. KT가 0-1로 뒤지던 6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김민수는 이대호를 맞상대했다. 이 감독은 “6회 1사면 선발투수에게는 마운드에서 물러나기 좀 아쉬운 상황일 것 같았다. 이대호와의 승부를 지켜보려고 했다”고 했다. 그러나 김민수는 이대호에게 투런 홈런을 맞았고, KT는 0-3까지 뒤처졌다.

이 감독은 선발 김민수가 흔들렸기에 조금은 일찍 바꿀까 고민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그러면서 “조금은 독한 마음을 먹고 선수를 바꿔야 했는데 그 타이밍을 놓쳤다”며 “시즌 전에는 ‘사람 좋으면 꼴찌’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그 때 내준 점수로 경기는 연장까지 흘러갔고, KT는 결과적으로 승리를 놓쳤다. 하지만 이 감독은 “그래도 어쨌든 0.5경기차는 줄였기 때문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어제의 아쉬움은 어제 다 털었다”며 의연함을 되찾으려 애썼다.

잠실|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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